선천 종교에서는 그들의 경전을 ‘경經’이라고 했습니다. 불교는 <불경>, 기독교는 <성경>, 유교는 <육경사서>, 도교는 <도장道藏경>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인간으로 오신 아버지 하나님의 진리 원전에는 경이라는 말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도전』은 길 도道 자, 법 전典 자로 ‘도의 원전’이라는 뜻입니다. 상제님은 하늘과 땅과 인간과 신의 사회를 다스리시는 우주의 통치자 하나님이십니다. 도의 주재자, 도의 통치자이시기 때문에 상제님이 내려 보내신 공자, 석가, 예수 성자의 진리 교과서처럼 경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말 그대로 진리의 원전, 도의 원전, 줄여서 『도전』이라고 정의해야 합니다.
이것은 증산도에서 임의로 그렇게 부르는 것이 아닙니다. 진리의 틀이 그렇습니다. 다시 말해서 상제님의 천명을 받들어 현실 역사에 왔던 성자들, 그들의 깨달음을 통해서 진리가 문자화된 책이 ‘경’입니다. 선천 세상은 인간 성자들의 경서가 개발되고 그것이 해석되어 인류 문화를 만들어 온 과정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인류 문화의 틀이 총체적으로 바뀌는 우주의 가을개벽기입니다. 공자, 석가, 예수를 내려 보내신 천상보좌의 아버지 하나님이 직접 인간 세상에 오셔서 선천의 종교, 정치, 교육, 문화의 전 영역을 통일하여 당신님의 꿈의 이상 세계를 열어주십니다.인간으로 강세하신 도의 주재자이신 아버지 하나님의 진리 원전이므로 『도전』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주의 통치자 하나님이 오셔서 인간 역사에 열어 놓으신, 하늘이 아닌 땅 위에 건설해 놓으신 조화낙원의 청사진이자후천 오만 년 새 역사의 설계도가 지금 우리가 손에 쥐고 있는『도전』입니다! 우리는 이새 문화의 원전을 공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조상 선령에 대해 보은하는 마음으로 치성을 올리라는 것입니다. 과일 몇 개, 술 한 잔이라도 정성껏 차려 놓고 자꾸 치성을 올려야 자기 조상 선령신과 가까워집니다.
천상 신도에는 나를 선택해서 이 땅에 내려오게 해 주신 우리들의 조상님이 계십니다.그런데 이 세상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외래 종교가 들어와 위세를 떨치는 바람에 신교문화의 전통 가치관이 다 무너져 버린 것입니다. 증산 상제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늘이 사람을 낼 때에 무한한 공부를 들이나니 그러므로 모든 선령신先靈神들이 쓸 자손 하나씩 타내려고 60년 동안 공을 들여도 못 타내는 자도 많으니라. 이렇듯 어렵게 받아 난 몸으로 꿈결같이 쉬운 일생을 어찌 헛되이 보낼 수 있으랴. 너희는 선령신의 음덕을 중히 여기라. 선령신이 정성 들여 쓸 자손 하나 잘 타내면 좋아서 춤을 추느니라. (道典 2:119:1∼5)
너희에게는 선령이 하느님이니라.너희는 선령을 찾은 연후에 나를 찾으라. 선령을 찾기 전에 나를 찾으면 욕급선령辱及先靈이 되느니라. 사람들이 천지만 섬기면 살 줄 알지마는 먼저 저희 선령에게 잘 빌어야 하고, 또 그 선령이 나에게 빌어야 비로소 살게 되느니라. (道典 7:19:1∼3)
모든 사람에게는 제 조상이 하나님이다!먼저 조상에게 기도를 하고, 그 조상이 하나님이신 상제님께 기도를 해야 비로소 구원을 받는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가을 개벽기 구원의 방정식입니다.
가을의 정신은 원시반본原始返本입니다.근본으로 돌아가야 삽니다. 뿌리를 찾아야 삽니다.내가 조상을 잘 섬기면 뿌리의 힘이 강해져서 선령들이 자손 줄을 찾아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고 내가 선령의 품으로 돌아가 조상 선령과 내가 하나가 됩니다. 서로 생명의 기운, 기도 기운을 주고받아 조상인 뿌리와 열매인 자손이 함께 튼튼해져서 구원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인간의 구원이란 인간과 하나님, 이렇게 일 대 일로 되는 게 아닙니다. 반드시 절대적 중간자가 있어야 합니다.조상 선령신이 구원의 직접적인 손길로 작용하는 실제적인 일차 하나님입니다. 모든 인간은 내 조상이 하나님의 대행자입니다. 조상이 하나님 노릇을 한다는 말입니다.
아, 이치가 그럴 것 아니겠어요? 어떻게 하나님이 모든 자손들에게 동시에 일일이 나타나실 수 있겠습니까. 지구촌의 인간은 모두 신명계에 있는 자기 조상을 통해서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신명 대접을 가장 잘하는 조선 민족하루는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신명들이 조선 땅에 삼대 들어서듯 가득 차 있어 사람이 지나가면 신명들이 길을 비켜 주느니라. 그러니 침을 뱉어도 고개를 숙이고 발부리에 뱉어라.” 하시니라.
(증산도 도전 2:36)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세계 대운이 조선으로 몰아 들어오니 만의 하나라도 때를 놓치지 말라. 이 세상에 조선과 같이 신명神明 대접을 잘하는 곳이 없으므로 신명들이 그 은혜를 갚기 위하여 각기 소원을 따라 꺼릴 것 없이 받들어 대접하리니 도인道人들은 아무 거리낌없이 천하사天下事만 생각하게 되리라.” 하시니라.
상제님이 왜 이 한반도에 오셨을까요? 그것은 ‘조선처럼 신명 대접을 잘하는 곳이 없고, 내가 너의 동토東土에 인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동방에 와서 동토에 그친 것은조선 사람의 원한을 끌러 주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인은 역사의 근원, 뿌리를 다 잃어버렸어요. 동방 창세 시원문화의 주인공일 뿐만 아니라 우주 시원역사의 주인공 자리에 있는 한민족이 자신의 뿌리, 역사 근원을 잃어버렸단 말이에요.
그래서 상제님께서 ‘내가 천조의 대신들에게 하늘의 정사를 섭리하라 명하고 이 세상에 오게 되었느니라’라고 하셨습니다.
천조天朝를 맡기고 강세하심궁을가弓乙歌에 ‘조선 강산 명산이라 도통군자 다시 난다.’는 말은 이를 두고 이른 말이니라. 최제우는 유가儒家의 낡은 틀을 벗어나지 못하였나니 나의 가르침이 참동학이니라. 동학교도가 모두 수운水雲의 갱생更生을 기다리나 죽은 자는 다시 살아나지 못하느니라. 내가 수운을 대신해 왔나니 내가 곧 대선생이니라.
(증산도 도전 2:94)
나의 일은 비록 부모, 형제, 처자라도 알 수가 없나니 나는 서양 대법국 천개탑 천하대순이로다. 동학 주문에 ‘시천주 조화정侍天主造化定’이라 하였나니 천지간의 모든 신명들이 인류와 신명계의 겁액을 나에게 탄원하므로 내가 천조天朝의 대신大臣들에게 ‘하늘의 정사政事를 섭리하라.’고 맡기고서양 천개탑에 내려와 천하를 둘러보며 만방의 억조창생의 편안함과 근심 걱정을 살피다가 너의 동토東土에 인연이 있는 고로 이 동방에 와서 30년 동안 금산사 미륵전에 머무르면서 최제우에게 천명天命과 신교神敎를 내려 주었더니 조선 조정이 제우를 죽였으므로 내가 팔괘 갑자八卦甲子에 응하여 신미(辛未 : 道紀 1, 1871)년에 이 세상에 내려왔노라.
상제님이 우주 시간으로 보면 아주 짧은 시간, 한 세대 30여 년을 내려오셔서 새 세상 개벽을 해 놓으시고 천상 보좌로 떠나셨는데요.
상제님은 전라북도 고부군 우덕면 객망리에 오셨는데, 성은 진주 강씨였습니다. ‘이때는 뿌리를 찾는 때, 원시반본을 하는 때이기 때문에 인류 최초의 성씨인 강가로 오게 됐다’고 하셨습니다. 염제신농씨가 진주 강씨인데 이 강씨가 인류 성씨의 근원, 뿌리입니다.
그리고 만인이 당신님을 부르는 호칭, 존호는 시루 증甑 자, 뫼 산山 자 증산甑山입니다. 대한민국의 높은 산, 백두산, 대전의 보문산, 그 지역에 있는 가장 높은 산을 흔히 증산, 시루산이라 부릅니다.
시루라는 것은 익히는 것, 성숙, 완성을 의미합니다. 시루는천지에서 가장 큰 그릇입니다. 시루는 ‘모든 걸 담아가지고 익힌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강증산 상제님의 존호가 증산입니다.
9년 천지공사를 행하심
상제님께서 ‘이제 내가 하늘과 땅을 뜯어고쳐 후천을 개벽한다’고 하셨습니다.병든 천지를 뜯어고쳐서 천지의 뜻과 꿈을 이루는 개벽공사, 그것이 천지공사天地公事입니다.
이 천지의 질서를 바로 세워서 인간과 신명세계에 새로운 역사 이정표를 짜신 개벽공사인데요.
“선경세계는 내가 처음 건설하나니, 나는 옛 성인의 도나 옛 가르침으로 하지 않느니라. 묵은 습성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그 몸이 따라서 망하느니라.”(道典 2:41:1, 3) 하신 말씀에서 천지공사 정신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것은 과거에 매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선천 성자들의 가르침이 있지만‘지금은 새 우주를 열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과거의 인습, 묵은 습성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그 몸이 따라서 패망 당한다’고 하셨어요. 영원한 죽음의 길로 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모든 것을 완전히 벗어야 되는데, 그것이 죽기보다 어려운 일이라고도 하셨습니다.
상제님께서는 “네가 나를 믿어 힘을 쓸진대 무릇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을 인습因襲할 것이 아니요, 새로 만들어야 하느니라.”(道典 5:3:7)라고 하셨습니다.‘진리의 체계, 진리에 대한 정의, 그 모든 것을 새롭게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순결한 마음으로 천지공정에 참여하라무극대도無極大道를 세워 선천 상극의 운을 닫고 조화선경造化仙境을 열어 고해에 빠진 억조창생을 건지려 하노라. 이제 온 천하를 한집안이 되게 하리니 너는 오직 순결한 마음으로 천지공정天地公庭에 참여하라.” 하시니라.하루는 형렬에게 이르시기를 “나의 일은 천지를 개벽함이니 곧 천지공사니라. 네가 나를 믿어 힘을 쓸진대 무릇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을 인습因襲할 것이 아니요, 새로 만들어야 하느니라.”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나의 일은 귀신도 모르나니 오직 나 혼자 아는 일이니라.” 하시니라.
(증산도 도전 5:3)
새로 만들어야 하느니라
임인(壬寅 : 道紀 32, 1902)년 4월에 상제님께서 전주 하운동 김형렬金亨烈의 집에 계시며 천지대신문을 열고 천지공사를 행하시니라. 이 때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이제 천지를 개벽하여 하늘과 땅을 뜯어고치고
인류사의 새 세상을 여는 대도 (증산도 도전 2:41)
선경세계는 내가 처음 건설하나니, 나는 옛 성인의 도나 옛 가르침으로 하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너희는 낡은 삶을 버리고 새 삶을 도모하라. 묵은 습성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그 몸이 따라서 망하느니라.
1910년 일제에 강점 당한 상황에서, 우리 민족은 식민지 상태라는 초유의 참담함을 경험했다. 그렇지 않아도 19세기부터 힘겹게 버티어 온 조선왕조가 흔적 없이 사라지고 제국주의 일본의 한 지방으로 전락해버렸던 것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한민족의 숨줄마저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 4p 프롤로그
1920년대 들어, 보천교 교단은 인적·물적 수단의 확대로 민족운동이나 사회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히 확보되면서 실력양성운동에 참여하거나 해외의 독립운동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민족운동을 전개해 나갔다.
잃어버린 역사 보천교
보천교는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그러니까 일제강점기의 절망적 상황에서 우리민족에게 숨쉴 여력을 제공해주고 민족독립의 희망을 심어줬던 민족종교이다. 민족종교라 하면 그 시초를 보통 동학에서부터 찾는다. 곧 19세기 중반 수운 최제우(1824~1864)가 동학을 창교한 이래 많은 민족종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20세기 초에는 증산 강일순(1871~1909)이 천지공사天地公事를 집행하여 한국 민족종교사에 한 획을 그었다. 천지공사는 큰병大病이 든 천하를 삼계대권을 주재하여 조화로써 천지를 개벽하고 불로장생의 선경을 건설하려는 설계도이자 청사진이다. 보천교는 이러한 '9년 동안의 천지공사'를 마친 강증산이 1909년 세상을 떠난 후 그 제자였던 월곡 차경석이 조직한 교단이다. - 19p
증산 사후, 증산의 유지를 계승하는 교단들은 여러 분파로 나뉘어졌다. 보천교와 관련된 교단으로 본다면 1911년 고판례(1880~1935)가 창립한 선도교를 최초의 교단으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고판례는 강증산의 부인이며 차월곡은 고판례의 이종동생이다.
1907년 차월곡의 집에 들렀다가 증산을 만났고 1909년 종통대권을 전수받아 1909년 이후 증산의 유지를 받들면서 차월곡과 함께 교단형성에 노력하였다. 그것이 선도교였다. 그러나 점차 의견차가 생기면서 차월곡과 거리를 두게 된다. 차월곡은 독자적인 활동을 하면서 조직을 구성해 나갔다. 그 대표적인 형태가 1916년의 24방주 조직구성이다. 따라서 보천교의 출발을 조직 구성으로 본다면 1916년 24방주를 조직하고 업무분장한 때로 볼 수 있을 것이다.- 21p
강점 직후부터 조선민중의 사상과 행동이 '민족'이나 '독립'과 연결됨을 두려워했던 식민권력은 식민지 한국인의 동향을 일거수일투족 감시하였다. 더욱이 강점과 더불어 각종 사회단체들을 전부 해산시킨 식민권력의 입장에서 종교단체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식민권력의 감시와 통제는 주도면밀하게 이루어졌다. 실체를 확인해서 민중과 분리했고 지식인을 동원하여 내분을 일으키고 왜곡시켜 소멸하도록 공작했다. 그런 면에서 결론적으로 본다면 식민권력의 종교 통제정책은 성공했던 것이다.
식민지 상황에서 엄청난 교세를 확보했던 보천교는 1936년 차월곡의 사망과 함께 해체되어 버렸고, 처음에 지적했듯이 해방 이후, 아니 현재 우리들의 기억 속에 거의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억하는 사람들조차 식민권력이 생성해 놓은 부정적 이미지로 남아있을 뿐이다.
당시 보천교가 잘못한 죄라고는 일제강점기에 교단을 형성한 죄, 자칭·타칭 600만이라는 수많은 조선 민중과 함께 했던 죄, 그런 만큼 자금이 많았던 죄, 그리고 식민지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국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친 죄밖에는 없는데도 말이다. - 22p
종교라는 용어는 기껏해야 1883년 정도에 우리사회에 나타난 개념이다. 그것도 religion이라는 다분히 기독교적 개념을 접했던 일본 학계가 만들어낸 용어로, 이후 조선사회로 유입된 개념일 뿐이다. 그 용어로 민족종교를 재단하는 것, 그래서 근대라는 이름으로 미신(사이비)으로 몰아버리는 것은 다분히 제국주의적 시선이다. 곧 '근대=문명=기독교↔보천교=미신=전근대'라는 틀이다. 이러한 제국주의적 시선은 식민주의적 시선과 연합되면서, 식민권력은 1915년 「포교규칙」을 제정해 보천교를 '종교 유사단체' 곧 '유사종교'로 분류해 버렸다. - 24p
당시 기독교, 천도교 등 기득권 종교계는 민족종교와의 분리를 통해 제도화된 근대종교로 인정받고 보호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당시 기독교의 입장에서 충분히 확인가능하다. '보천교만 아니면 우리 기독교를 모든 조선민족에게 선포하는 것이 하룻거리 일로써, 획기적으로 조선에서의 교세를 독점할뻔 하였는데, 보천교는 우리 기독교의 발전에 큰 장애물이며 커다란 악마'라 보고 보천교 박멸을 입에서 입으로 전하였다고 했다.
또 식민지 언론과 지식인들도 '근대'를 지향하는 자신들의 열의와 카르텔을 보호받으려 했을 것이다. 마치 오늘날 학계에서 보여지는 '식민사학의 카르텔' 보호처럼 말이다. - 25p
통탄스러운 친일의 굴레
일제는 한국을 강점한 후 동화를 식민정책의 주요한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한국인들의 민족의식을 약화시키고 일본민족에 동화시키려는 노력을 꾸준히 전개하였다. 여기에 중요한 것이 교육(특히 역사교육)과 종교였다.
일제는 강점 내내 이러한 노력을 중단한 적이 없었다. 아직 채 교단도 안정화되지 않은 형성기의 종교, 특히 소위 유사종교들이 식민권력의 이러한 정책에 저항하기는 쉽지않았다. 더구나 자신들이 강점한 다른 민족들에게 조차 단순한 복종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일본 제국주의의 신권적神權的 천황제를 정신적으로 승인하고 천황을 현인신現人神으로 경배하라는 강요는 민족종교에는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 27p
식민권력으로서는 타 종교에 비해 새로운 국가 건설을 기도하며 다수의 신도를 확보하고 군자금을 지원하는 등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던 보천교는 초기에 박멸하거나 어용화시켜야 할 대상이었다. 외형적으로는 유화정책을 사용하면서 분열과 그 조직의 약체화를 꾀했다. 종교통제 기구도 이원화시켰다. 소위 종교단체는 학무국 종교과에서 담당했지만 유사종교로 분류된 보천교는 총독부 경무국에서 감독토록 하여 강력한 폭력성과 억압성을 띤 통제를 가하였다. - 28p
'600만 교도'의 의미
보천교는 전국적으로 민중들의 '입교 권유에 노력한 결과' 놀랄만한 다수의 교도를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1920년대 전반기에는 '자칭·타칭 만 교인'으로 기록될 정도로 보천교는 한때 급성장했던 것이다. 당시 조선 내의 전체 인구가 1925년 기준 1,900만 명 정도였으니 600만 명 정도면 조선 민중의 1/3이 믿었다고 볼 수 있는 숫자였다. - 41p
당시 언론들도 '보천교 교도 600만 명'으로 대수롭지 않게 기록하고 있었다.(예. 신한민보 1927.6.23). 뿐만 아니라, 1920년대 미국 총영사관의 밀러가 국무장관에게 보낸 정보보고서에도 동일한 숫자가 기록되었다. 물론 이는 "It is said to number moer 6,000,000 members."라 하여 간접 인용으로 되어 있다. 당연히 일제 식민권력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한 것이다. 교단 기록은 그렇다 하더라도, 식민권력의 보고서들이 줄줄이 '600만 명'으로 기록한 것이다. 보통이라면 숫자를 축소해 기록하는 것이 상식적인 관례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당시 보천교의 60방주 조직은 간부가 557,700명으로 구성되었다. 교주 차월곡을 정점으로 그 밑에 육임-십이임-팔임-십오임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 간부들을 모두 합하면 이 정도의 수가 되는 것이다. 이 간부들이 각 10명 정도를 포교했다고 한다면 보천교의 전체 교인 수가 600만 명에 근접한다.
실제로 보천교에서 팔임이 되기 위해서는 40명을 모집해야만 했었고, 간부는 100명을 포교해야만 직책이 주어졌다고도 했다. 이렇게 본다면, 600만 명은 그저 수가 많다는 상징적인 숫자로 보기가 어려울 것이다.
당시 민중들은 동학(천도교)이나 불교 등을 보천교와 분리하여 생각하지 않았다. 실제로 보천교의 주문에는 동학 주문인 시천주주侍天主呪 등이 들어있고, 당시 천도교인들도 '천도교도가 되면 장래 조선독립에 즈음하여 물질적 이익을 얻는다'고 믿어 입교한 자들이 있었다.
민중들은 천도교인지 동학인지 보천교인지가 중요하지 않았다. 이는 불교나 타 종교도 마찬가지였다. 김형렬이 위봉사에서 활동했던 경우처럼 보천교도와 불교도가 구분되지 않았고, 심지어 기독교인이면서 보천교 활동을 한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 43p
이는 다음 사실과도 연결된다. 곧 일제강점기에 '소속'만을 기준으로 종교인구를 추계할 수 는 없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어느 '한 종교만을 신앙'해야 되고, 더욱이 '하나의 종교교단에만 소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지극히 서구적인 시선일 뿐이다.
민중들은 어떤 종교단체에 소속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것이 방향을 찾아 헤매는 자신에게 심리적 위안을 주고 민족독립에의 열망을 준다면 그것으로 만족했던 것이다. -44p
안경전(安耕田) 종도사(宗道師)는 이렇게 도담(道談)을 열었다. 2008년 4월 21일 아침. 대전 중리동 증산도 교육문화회관 건물 9층 접견실. 질문자가 말머리에 증산도의‘시루 증(甑)’자를 화제로 꺼낸 데 대한 화답이었다.
“우리 상제님의 존호가 증산(甑山) 곧 시루 증,뫼 산입니다. 상제님이 이 땅에 오셔서 스스로 그 존호를 쓰셨습니다. 또『도전』(=증산도 道典)을 보면 상제님 말씀 중에‘너희가 시루의 이치를 아느냐’그런 대목이 있어요. 이 시루라는 것이 참으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지요.
먼저 우리 증산도 본부가 있는 대전에 보문산이 있는데, 거기서 제일 높은 봉우리를 시루봉이라 합니다. 전국 곳곳에 시루봉이 아주 많은데 그 하나하나가 대부분 그 지역의 주산(主山)입니다. 백두산도 시루산입니다. 또 동양철학에서 인간 생명의 중심으로 치는 단전(丹田)을 시루로 표현합니다. 시루라는 것은 곧 중심부, 근원을 뜻한다는 말이에요.
그릇의 크기, 내용물을 담는 기국(器局), 영어로 표현하면 커패시티(capacity)를 따져도 시루 만큼 큰 그릇은 없습니다. 황하의 물을 들이부어도 다 들어가요. 천지인(天地人) 삼계(三界) 우주를 담고도 남는 그릇이에요. 그러니 시루는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는 힘, 인류사와 세상의 모든 문화를 끌어안는 역량을 갖는 문화를 상징합니다. 증산도 진리가 바로 그런 것입니다.
시루는 또, 그릇의 가장자리부터 익히기 시작해서 점차 그릇의 중심부로 익혀 나갑니다. 결국 그 중심부가 어디냐 하면, 바로 우리 한반도입니다. 그러니까 인류사의 숱한 변화와 변혁의 바람이 한반도 바깥의 먼 곳에서 불기 시작해서 궁극적으로는 태풍의 눈, 중심부에서 그 결실을 맺는다는 말이죠. 세상의 중심부가 한반도예요.
시루는 이렇게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 정치 경제는 물론이고 총체적인 인류사의 모든 문제가 결국 한반도에서 거대한 변혁의 전기점을 갖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동안 인류가 고민해 온 모든 문제를 이제 여기 한반도에서 끌러낼 수 있다는 것을 상징하기도 하고요.”
지난 100여 년의 증산도 제1, 제2 부흥기 동안 1000만 순도자들이 있었다. 안경전 종도사는, 1970년대 이후 부친인 안운산 태상종도사를 보필하여 30년만에 세번째 중흥의 기틀을 다진 도단(道壇)의 지도자다. 증산도 교리를 체계화하고, 증산도 경전인『도전(道典)』편찬을 주도한 것도 그다.
그런 그가 이제 세상을 향해 직접 증산도를 말하기 시작했다. 증산도를 잘 알지 못하는 질문자가 증산도에 대해 묻고, 안경전 종도사가 답하는 형식으로 도담은 진행됐다. ‘세상과의 경쾌한 대화’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안경전 종도사와 도담은 2008년 4월부터 7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앞의‘시루’이야기로 증산도 진리를 세상에 활짝 열어 제친 안경전 종도사는 이렇게 도담을 이어갔다.
“옛 성자 중에 명나라 주장춘이란 사람이‘장차 도(道)라고 하는 것은 볶는 데서 나온다(道出於熬也)’했습니다. 앞으로 나올 새 진리가 어떤것이냐, 볶을 오(熬) 자다 이거죠. 익혀야 성숙한 새 진리가 나온다, 과거 인류사의 모든 미성숙한 것을 볶고 익혀야 비로소 성숙한 진리가 나온다는 거예요.
시루가 바로 익히는 그릇입니다. 곧 미성숙한 모든 것을 한 데 집어넣고 푹 쪄서 통일되고 조화로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인류 사회의 미성숙한 문명, 문화를 한 데 모아 익혀서 새로이 성숙된 통일문화, 조화 세계를 연다, 그런 의미를 시루가 갖고 있는 것입니다. 서양의 표현을 빌리면, 이제 시루(증산)를 통해 비로소 진리의 원형, 플라톤이 말한 저 궁극적인 이데아(idea)가 현상 세계에 나타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누구든 증산도를 차츰차츰 알아가다 보면 야 이것이야말로 진리로구나, 그성숙한 맛이 느껴지게 될 것입니다.”
“다가온 가을개벽에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자는 진리”
이제‘증산도’라는 명칭은 세상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세상에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에 대해서는 모르는 이들이 많습니다. 증산도가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어떤 것입니까.
“증산도를 모르는 분들과 도담을 나누려고 하면 흔히 제일 먼저 듣는 이야기가 증산도가 뭐냐, 뭘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 한마디로 이야기해 보라 그래요. 어려운 요구입니다. 세상의 그 어떤 진리나 종교도 그렇게 한 줄로 딱 줄여서 쉽게 답할 수 있는 것은 없겠지요. 증산도 진리 역시 커다란 우주론에서 섬세한 인간론에 이르기까지 종횡으로 짜여져 있어서 그것을 이것이다 라고 한마디로 줄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꼭 그렇게 줄여봐라 하면, 핵심은 이것입니다.
‘천지의 가을철이 다가온다. 가을개벽이 다가온다. 개벽을 앞두고 인간으로 오신 강증산 상제님의 도법(道法), 곧 증산도 진리를 세상에 널리 전해서 한 사람이라도 더 살려내라. 가을개벽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전해 많이 살려내라’는 것이에요.
‘우주천지의 가을철, 모두가 죽을 수밖에 없는가을 개벽기에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남을 살리고 자기도 사는가?’이제 그런 소중한 이야기들을 하게 될 터인데 그것은 어떤 기성 종교나 철학과도 비교할 수 없는, 종교를 넘어서는 큰 진리입니다.”
흔히 밖에서는 증산도를 종교단체로 아는 이들이 많습니다. 종도사께서는‘증산도가 종교를 넘어서는 진리 체계’라고 말씀하시는데 굳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존 종교라고 하는 것은 대개 어떤 신(神)을 설정해서 그것을 신앙하고 매달립니다. 혹은 자기 마음을 깨쳐 마음 속 신성이 열리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진리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신에게만 매달린다고 해서, 자기 마음만 깨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볼까요? 내가 지금 여기 앉아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다 합시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땅이 뒤집어지는 지진이 일어나면, 그 사람은 진리고 뭐고 간에 그것으로 끝입니다. 백화점에 들어가 있는데 갑자기 백화점 건물이 무너져내렸다, 그러면 그 안에 있는 사람은 어떤 신앙을 가졌다 해도 재앙을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람이 몸 담고 있는 틀이 무너지고 바뀌는 판에 신에게만 매달려서는, 깨우침만으로는 천지보다 귀중한 자기 생명을 구원하지 못하거든요. 지금 내가 깃들어 있는 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무너질 위험은 없는지, 무너진다면 언제쯤 무너지는지 그런 것을 알아야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사람이 살아가는 가장 큰 틀이 바로 이 우주천지입니다. 그것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금 우주천지의 계절이 어디에 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진리 공부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종교는 그런 데 대한 답을 주지 못합니다. 신에게 열심히 기도를 한다고 해서 알게 되는 것도 아니고, 10년 20년 앉아서 깨우치려 노력해도, 마음법[心法]만 가지고는 그것을 알 수가 없습니다.
영국에 있는 서점 가운데‘와킨슨 북스’라고 있어요. 전문적으로 정신세계 관련 서적만 취급하는 곳인데, 거기에서 한 책을 읽어 보니까 그 요지가 뭐냐면“마인드 이즈 낫 올(Mind is not all)”, 마음만이 다가 아니라는 겁니다. 인간이 직면한 숱한 문제들이 하늘에 빈다고 해서, 마음 속에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란 말이죠.
지축이 기울어져서 온 세상에 불균형과 부조화의 문제가 생기고, 저 멀리 북극에서는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는데, 책상머리에 앉아서 도덕을 따지고 계율을 논하는 것으로는 그런 문제에 대처 할 길이 없는 것입니다. 개인의 신앙이나 깨달음이 아무리 치열하다 해도 하늘땅이 요동을 치고 대자연이 격변을 일으키는 데는 손 쓸 방법이 전혀 없단 말이에요.
결국 세상사라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큰 틀인 우주천지와 대자연, 그 안에서 역사(役事)하고 활동하는 신(神)과 신명들, 그 신과 신명들의 활동이 인간의 역사(歷史)에서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는 현상세계 등 이 세 가지가 따로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굴러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진리라면 그 세 가지를 모두 꿰뚫어보고, 그것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적인 설명을 해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말하자면 ①우주천지라는 큰 틀이 어떻게 생성되고 운행하는가를 설명하는 우주관(觀) ②천지 간에 활동하는 신(神)과 신명(영혼) 세계를 설명해 주는 신관(神觀) ③인간과 현상세계를 설명해 주는 인간관 등 세 가지 답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기성 종교는 그 어떤 것도 이 전체적인 것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합니다. 증산도 진리만이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답을 줄 수 있습니다. 우주가 돌아가는 섭리(理), 거기에 작용하는 신들의 역할과 힘(神), 그리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인간의 현상세계(事). 그것이 맞물려 돌아가는 것을‘이-신-사(理-神-事)의 원리’라고 하는데, 증산도에서는 딱 이 세 마디 말로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정리해 줍니다.
증산도는 특정 단일신에 대한 신앙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마음 속 깨달음만을 추구하라고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우주천지가 움직이는 섭리는 어떤 것인가, 그 안에서 신과 신명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세상에 작용하는가, 또 그런 섭리와 신들의 작용을 받는 인간세계는 어떻게 굴러가게 되는가, 나아가 인간이 구원받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종합적으로 바라봅니다. 물론 우리 증산도에도 의식(儀式)이나 포교 등 부분적으로 종교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일부이고 전체적으로는 종교를 뛰어넘는 진리 체계인 것입니다.”
“우주천지가 어떻게 돌아가는가, 그것이 모든 진리의 시작입니다”
말씀을 듣고 보니 증산도를 이해하려면 우선 내가 몸담고 있는 이 땅, 자연, 우주천지에 관한 주제로 도담을 열어가는 것이 순서일 것 같습니다.
“며칠 전 태사부님(太師父, 부친 안운산 태상종도사)께서 아침식사를 하시다 말고 문득‘진리라고해서 다 진리가 아니다. 진리는 엄연히 그 틀이 있는 것이다. 그 틀이 뭐냐, 바로 대자연이다.’이런 말씀을 하세요. 우리 인간이 깃들어 사는 대자연, 지구, 나아가 우주천지라고 하는 것이 바로 진리의 틀이고 그것을 들여다보면 거기에 진리의 원형이 들어 있다는 말씀입니다.
사실 우리가 진리를 공부한다 하면, 우선 우리 인간이 깃들어 사는 대자연과 지구와 우주천지가 돌아가는 원리부터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대자연과 우주천지의 운행원리를 모르고서는 지금 가정과 사회, 국가, 지구촌 등 인간이 직면한 수많은 문제와 과제를 해결할 큰 안목을 가질 수 없습니다. 우리 인간이 도대체 어떤 틀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가, 그것을 아는 데서 진리 공부가 출발하는 거예요.
그래서 증산도를 이야기할 때는 언제나 첫 대목에서 우주천지가 운행되는 섭리부터 말합니다. 상제님 말씀에서도 보면‘너희가 진리를 공부하려면 먼저 체(體)를 잡을 줄 알아야 된다’고 하셨거든요. 체(體), 프레임(frame), 인간이 몸 담고 살아가는 대자연과 우주천지, 그것이 바로 진리의 틀이라는 말씀이죠. 우주천지는 어떻게 생성돼서 무엇을 위해 둥글어 가는가, 우주천지가 그렇게 운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속에서 인간은 왜 태어나고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이런 본질적인 질문들이 이제 진리의 근원점인 프레임, ‘우주천지론’에서부터 답을 찾아봐야 한다, 그런 이야기입니다.
우리 증산도 진리에 대해 특히 지식인들과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매력을 느끼는 이유 중의 하나도 바로 이 우주관입니다. 앞서 기성 종교나 과거 위대한 이론들이 해소해 주지 못한 진리에 대한 갈급증을 증산도의 우주론이 해결해 주기 때문입니다.
증산 상제님이 가르쳐 주신 이 우주천지의 운행 질서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나면 인류의 정치판, 종교판, 나아가 동서고금 각 문화의 변화 과정, 각 문화의 특성까지 총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큰 안목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주 천지는 어떻게 운행(運行)합니까.
“전에 우리 한국의 이소연씨가 한국인으로는 처음 지구 바깥으로, 우주에 갔다 왔습니다. 그바람에 모처럼 우주와 지구가 사람들 사이에서 한창 화제가 됐습니다. 그런데 대우주 전체로 보면 이 지구라는 것이 한 점(點)도 안 된다 말이죠. 그러니 그 안에 살고 있는 인간이란 존재는 무한한 우주에 비추면 얼마나 작겠습니까. 그처럼 작디작은 인간이 지구는 물론이고 우주가 어떻게 돌아가는가, 그것을 알아가는 것은 참으로 큰 공부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 우주를 바라보는 대(大)전제가 뭐냐, 바로 세상의 모든 이치는 둥글다, 순환한다는 것입니다. 소우주(小宇宙)라고 하는 사람의 몸속에서 피가 돌고 숨이 돌듯이, 지구가 돌고 천지가 돌고 대우주가 돕니다. 물질과 자연뿐만 아니라 시간도 순환합니다. 예로부터 우리 동양 문화권에서 바라보는 세상 만물의 이치는‘모든 것이 순환한다’는 것입니다.
시간은 흘러가면 그만이다, 그런 이야기들을 하지만 사실 그것은 서양의 인식입니다. 서양의 전통문화, 기독교문화에서는 시간 개념이 일직선, 일방향이에요. 얼마 전에 대전 한남대학의 한 외국인 교수가 우리 증산도 본부의 국제부 일꾼들을 초청해서 증산도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달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유대인이고 영문학 교수인데 우연히 증산도를 접해 보니 이것 참 합리적이고 멋진 사상이다, 우주의 순환이라든가 선후천(先後天)론 같은 이야기들이 너무 매력 있더란 말이죠. 그래서 자기 강좌에 증산도 일꾼들을 초청해서 정식으로 이야기를 들어보자 했던 거예요.
그 사람 말이, 자기들 서구 문화권이나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시간관이 다르다, 순환하는 게 아니다 이거예요. 최초에 신의 창조가 이뤄지고, 피조물 인간의 타락이 있게 되고, 그것이 나중에 휴거(携擧, 산 채로 하늘에 들려 올라간다는 종말론자들의 주장)를 통해 구원되고, 영원한 생명을 얻어서…. 이런 식으로, 일직선으로 흘러갈 뿐이지 순환하는 개념은 없다는 겁니다.
‘봄에 인류가 태어나서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거쳐 겨울(빙하기)을 맞는다. 그리고 다시 봄이 오면 그 천시(天時)에 맞는 인류가 또 태어난다, 인류 문명은 그렇게 순환한다’는 것을 서양 문화권에서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말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저런 문헌을 뒤져보면 서양의 과거 자연과학자나 철학자들은 우주가 크게 순환한다는 것을 알았던 것 같아요. 우주에 큰 계절이 있고 그것이 일정한 주기로 순환한다, 그런 기본적인 틀을 알고 있었던 거예요. 그 순환의 시간대가 약 13만년이다, 라는 구체적인 사실까지는 이르지 못했어도 우주가 주기적으로 크게, 계절 순환한다는 것을 그리스 학자들이 알았어요.
그런데 그런 사실은 싹 덮어지고, 대신 플라톤이 말한 진리의‘원형(idea)과 변화의 현상’으로 대표되는 이원론적인 철학이 자리잡고, 이를 기초로 해서 서양의 기독교 신학자들은 신과 인간, 창조와 피조(被造), 타락과 구원 등으로 딱 잘라서 세상을 보는 이원적인 논리로 정착하게 된 거지요. 그런 풍토 속에서 시간이란 것에 대해서도 ‘흘러가버리면 그뿐 순환하지 않는다’는 직선적인 관념이 고착돼 버렸어요.
하지만 서양 과학자들이 빙하 층을 조사해보니까, 지구의 빙하기가 그동안 200회 정도 주기적으로 도래했다는 겁니다. 그것은 뭘 의미하느냐,‘우주의 계절’이 있고, 그것이 그만큼 반복 순환했다는 거예요. 빙하기가 오고 그 다음 한 차례 계절이 돌고 다시 빙하기가 오고, 그렇게 우주의 계절이 반복 순환한 것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학자들도 그런 이치를 몰라요.
그저 여기저기서 극히 부분적인 화석(化石)을 주워 가지고는 인류가 저 시원(始原) 인류에서 시작해서 200만년, 300만년에 걸쳐 현세 인류로 줄곧 진화해 왔다, 그런 직선적인, 일방향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고 인간을 보고 우주천지를 보고 있어요.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겁니다.
저 하버드 대학의 굴드 교수라고, 그 이가 그런 서양의 전통에 대해 반론을 폈습니다. ‘진화라는 것은 연속해서 죽 점진적으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종종 급격한 진화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한꺼번에 멸종되기도 한다’그런 이론을 냈어요. 일정한 진화의 시간대(時間帶)가 있고 그때가 되면 갑자기 수많은 종이 출현하기도 하고 또 진화가 새로이 시작된다는 거죠. 그게 증산도에서 말하는 우주의 순환법칙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주의 진리, 우주의 대섭리라고 하는 것은 그것이 끊임없이 둥글어간다는 것입니다.”
“우주의 사철 순환과 생장염장, 그것이 섭리입니다”
우주천지가 어떻게 순환합니까.
“우주천지는 우선 그 순환 주기(週期)만으로보면 사철 순환을 합니다. 지구의 시간이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순환하는 것처럼 우주천지 역시 사계절이 돌고 돕니다. 우주봄 우주여름 우주가을 우주겨울이죠. 그렇게 우주의 사계절이 크게 한번 순환하는 것이 바로 우주년(宇宙年, Cosmic year)입니다. 이 우주년을 알아야 비로소 우리 증산도, 진리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그렇게 주기적으로 시간만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우주천지의 사철 순환과 함께 그 안에 깃든 모든 생명체가 일정한 패턴의 활동을 반복합니다. 상제님이 그것을 딱 네 글자로 말씀해 주셨어요. ‘내가 천지를 주재하여 다스리되 생장염장(生長斂藏) 사의(四義)를 쓰나니…’라고말이에요. 생장염장. 아주 명쾌하고 선명하게 우주천지와 그 안의 모든 생명이 그 이치에 따라 돌아간다고 정리해 주신 겁니다.
그러면 생장염장이 무엇이냐? 말 그대로 우주천지가 만물을 낳고(生) 기르고(長) 그것을 다 거두어들여(斂) 한 매듭을 짓고, 끝으로 폐장(藏)해서 문을 닫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말하자면 우주천지가 생명을 낳아서 기르고 거두고 쉬고 하면서 끝없이 돌아간다, 우주의 운행이란 것은 바로 그런 순환 과정이에요.
시간의 화살은 봄에서 여름으로 가을로 겨울로 갑니다. 그리고 순환합니다. 밤과 낮도 순환합니다. 밤이 있는 것은 낮이 있기 때문이고 또 낮이 지나면 밤이 옵니다. 시간이 그렇게 돌고 도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생장염장이 반복되는 거예요.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는 생명의 법칙, 마음의 법칙부터가 사실 생장염장이에요. 사람도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돌아와 쉬고, 다시 날이 밝으면 활동하고 하지 않습니까.
낮과 밤이 이어지는 지구의 문명도, 사철이 돌아가는 지구의 1년도, 나아가 태양계와 은하계와 대우주의 순환질서도 바로 생장염장입니다. 대우주에서 인간까지, 생장염장이라고 하는 것은 극대와 극소, 무형과 유형의 모든 것들이 움직이고 순환하는 보편 법칙인 것입니다. 시간은 춘하추동으로 돌고, 그렇게 시간이 순환하는 동안 우주천지와 인간은 끝없이 생장염장을 반복한다는 것이 곧 증산도 우주론의 기본입니다.”
우주년도 지구의 1년처럼 그 주기가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실제로 과학적으로 그 주기를 밝혀낸 사람도 있습니다. 상제님 말씀이‘내가 이 우주를 다스리는데 그 시간대를 밝힌 인물이 창세 이래 한 사람이 있다’하셨습니다. 그게 누구냐면 중국 송대의 철인(哲人) 소강절(邵康節,1011∼1077)입니다. 인류 문화의 시원(始原)인하도 낙서(河圖洛書), 그것이 말하자면 동양의 자연수학인데 그 하도 낙서를 가장 깊이 공부한 사람이 소강절이에요. 그 사람이 일찍이 우주의 순환 시간대를 알았어요. 그것을‘일원수(一元數)’라고 하는데 일원수가 12만9천600년이라는 거예요. 우주천지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크게 순환하면서 생장염장하는 주기, 곧 우주년이란 것이 지구 햇수로 치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12만9천600’이라는 숫자는 놀랍게도 소우주인 인간부터 무한하게 큰 대우주까지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순환 주기수입니다. 먼저 살아있는 사람의 하루 평균 호흡 수와 맥박 수를 계산해서 합쳐 보면 놀랍게도 12만9천600회가 됩니다.
지구가 1년 동안 회전하는 도수(度數)도 그렇습니다. 지구는 태양 주위를 하루 360도씩, 360일 간 회전합니다. 360도씩 360일, 그러니까 그것도 12만9천600도(度)를 도는 것입니다.
천지일월이 운행하는 이치도 그것과 한가지입니다. 지구의 360년이 우주년의 주기로는 하루입니다. 그것을 360회 거듭하는 것이 우주년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지구의 햇수로 계산하면 12만9천600년이 되는 것입니다.
서양 과학자들이 빙하 층을 조사해 보았더니 평균 13만년마다 지구에 빙하기가 왔다, 그런 이야기를 앞에서 했는데 그것이 우리 증산도의 우주년 순환 주기와 일치한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입니다.”
“우주천지가 돌면서 사람 농사를 짓습니다”
우주천지가 그처럼 사철 순환하는 이유나 목적은 무엇입니까.
“분명한 목적이 있습니다. 그저 누가 보라고, 누가 구경하라고 우주천지가 맹목적으로 순환 운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주천지가 사철 순환하는 것은 바로 농사를 짓기 위해서입니다. 지구의 춘하추동 사계절이 존재하는 목적은 초목(草木) 농사를 짓기 위한 것입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우주년의 사철 순환 역시 농사를 위해 이뤄지는 것입니다. 무슨 농사냐면, 바로 사람 농사입니다.
앞에서 내가 생장염장의 천지 순환 원리를 말했는데, 바로 그것입니다. 농부가 철 따라 농작물을 심고 기르고 거둬들여 저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주년의 춘하추동은 천지간에 사람의 생명을 낳고 기르고 거두고 쉬게 하는 겁니다. 왜 사람 농사를 짓느냐? 인간이 바로 우주천지의 주인공이기 때문이에요.
흔히 우주천지보다 더 귀한 게 인간이라 하지 않습니까. 인간이 우주의 생성과 순환의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뒤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인간은 우주천지가 낳아서 기르는 객체인 동시에 장차 지상에 이상세계를 건설하는 주체이기도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우주천지가 봄에 인간을 낳고 여름에 열심히 기르는 이유가 뭐냐, 그 끝이 뭐냐, 바로 가을철에 인간으로 하여금 조화로운 이상세계를 세우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인간을 가리켜‘천지의 열매’라고 하는 이유가 거기 있어요.
농부가 집안을 이어가기 위해 해마다 농사를 지어나가듯, 우주천지에서 가장 존귀한 인간을 영원히 존속시키기 위해서, 우주천지가 스스로 사철 순환하면서 끊임없이 사람 농사를 지어나가는 것입니다. 우주천지가 사람 농사를 짓는다는 사실, 그것이 증산도 진리의 출발점입니다.”
‘사람이 천지의 열매다’하는 대목이 탁 이해되지 않습니다.
“농부가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 내내 그것을 기릅니다. 그렇게 기른 작물이 가을에는 열매를 맺지 않습니까? 그러면 농부가 그 열매를 거둬들여서 저장합니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오면 저장했던 열매를 다시 땅에 뿌립니다. 그것을‘씨종자’라고 합니다. 그 씨종자를 심음으로써 다시 한 해 농사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농사가 이어집니다. 우주천지가 사람 농사를 짓는 것도 그것과 똑같습니다.
우주년의 봄에 천지가 새로운 인류를 태어나게 합니다. 그 인류가 우주년의 여름을 지내면서 성장합니다. 여름에 작물이 쑥쑥 자라듯 인류는 우주의 봄철에 생겨난 이래 끊임없는 성장과 발전을 이뤄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주년의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봄과 여름에 걸쳐 사람을 길러온 우주천지가 이제 추수를 합니다. 초목 농사와 마찬가지로 사람농사에서도 우주천지는 인간들 중에서 올곧은 ‘알캥이’만 추려냅니다. 거기서 추려지는 알캥이란, 우주천지의 진리를 알고 그 진리에 따라 살아온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렇지 않은 나머지 사람들은 다 죽습니다. 우주천지에 의해 추려진 알캥이만이 다가오는 새로운 세상인 후천(後天) 세상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알캥이들이 그 다음에 새로이 시작되는 우주년의 봄에, 인간 생명을 이어가는‘씨종자’가 되는 거예요. 그러면 우주천지는 그 씨종자를 가지고 다시 또 한 해, 우주년의 사람 농사를 지어나갑니다.”
그렇다면 지금 인류가 처해 있는 상황은 우주년에서 어떤 시기에 해당합니까.
“지금 인류가 66억명을 넘어섰어요. 앞으로 2~3년이면 이제 70억 단위로 가게 되겠지요. 그런데 그렇게 계속 분화되고 늘어나서 70억, 80억, 100억으로 늘어나느냐? 그게 아니고, 그럴 수도 없어요. 세계 철학자며 문명비평가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앞날을 전망하고 있어요. 인구가 어떻게 늘어나고 세상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등등 말이에요. 가령 1980년대에‘로마클럽’이라는 단체에서 지구의 위기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했는데, 인구문제 식량문제 자원문제 분쟁문제 범죄문제 등 그런 것들이 얽혀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투명하다고 해요.
문제는 일단 그들은 지구의 앞날, 인류의 미래에 대해 그것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끊임없이 분화하고 성장하는 것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아요. 지금 사람들의 치명적인 약점이 때를 모른다, 철을 모른다는 거예요. 그래서 상제님이 인간들을 철부지라 하신 겁니다.
한마디로 그들은 우주의 시간대, 천시(天時)를 모릅니다. 지금 우주천지에 봄이 와 있는지, 이게 여름인지, 가을인지를 몰라요. 이것이 현대 문명의 맹점이죠. 과학기술에 매달려 보지만 눈 뜬 장님이지요. 과학기술은 발달해서 우주시대로 나간다면서 정작 우주가 순환하는 것, 우주의 때를 모르는 게 문제란 말입니다.
지금 인류는 딱 잘라 말하면 우주년의 여름이 끝나고 가을 문턱에 들어서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우주천지가 인간 농사를 짓는 일 년 중에서, 그 분열과 성장을 멈추고 가을철의 대성숙, 대통일, 수렴으로 들어가는 변혁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구가 계속 늘어날 것도 아니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것이 성장 드라이브를 계속할 것도 아닙니다. 후천(後天) 세상으로의 진입, 가을의 수렴과 통일로 접어드는 중인데. 그걸 자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것을 알고 그것에 대비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거예요.”
“선천(先天)과 後天(후천)을 알면 진리의 절반은 공부한 셈입니다”
앞서 선천(先天)과 후천(後天)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것은 우주천지의 순환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입니까.
“이 선천-후천론이야말로 증산도 우주관, 아니 증산도 진리 체계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우주론을 아우르는, 그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우주관이 바로 이 선천-후천론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근래에 들어와 주변을 살펴보면 동양철학을 하는 사람들, 주역이나 정역, 유불선(儒彿仙)을 공부하는 많은 사람들도 제법 선천이다 후천이다 하는 말을 많이들 씁니다.
그런데 사실은 선천-후천론은 증산 상제님이 처음 말씀하신 겁니다. 당장 저 동학(東學)의 경전을 보아도 후천이다, 후천개벽이다 그런 말이 없어요. 나중에 나온 정역(正易)에도 선천개벽, 후천개벽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어요. 상제님 때가 돼서야 선천-후천이란 말이 세상에 나오는 것이지요. 실제로 상제님의 말씀 원전인 우리d도 전e을 보면 ‘선천이다’‘후천이다’하는 말씀이 수도 없이 나옵니다.
그러면 선천(先天), 후천(後天)이 뭐냐? 먼저 앞에서 물리적인 시간으로 보면, 우주년이 12만9천600년에 걸쳐 사철 순환한다고 했잖습니까. 그 중에서 앞의 두 계절 곧 봄과 여름 5만년을 선천(先天)이라 하고, 가을 겨울 5만년을 후천(後天)이라 합니다. 나머지 2만9천600년은 빙하기로 인간의 생명 활동이 정지되는 시간입니다. 물리적으로 그렇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천, 후천이라고 할 때 천(天)이라고 하는 것이 자연질서, 천지질서를 의미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선천 5만년이다, 후천 5만년이다 하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천이다 하면 앞쪽의 천지질서와 천지문화를 말하고, 후천이다 하면 뒤에 오는 천지질서와 천지문화를 말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선천에서 후천으로 간다고 하는 것은 단순히 시간이 흐르는 것 뿐 아니라 아예 천지질서와 천지문화가 확 달라지는 것을 뜻합니다. 여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선천 5만년의 질서와 문화가 후천 세상으로 접어들면서 완전히 뒤집어진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증산도에 대해 절반은 공부가 됐다, 그렇게 볼 수 있어요.”
말씀을 듣다 보니, 선천 세상에서 후천 세상으로 바뀌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무엇이 바뀌는가 궁금합니다. 선천 세상에서 후천 세상으로 간다, 선천 질서에서 후천 질서로 바뀐다는 내용을 좀더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우주천지가 낳은 인류는 지금까지 선천, 그러니까 우주년의 봄여름을 살아 왔습니다. 선천 5만년을 열심히 달려왔지요. 그리고 이제 바야흐로 후천 5만년으로 들어가는 문턱, 우주년의 가을 문턱에 와 있습니다.
앞서 선천을 움직이게 한 동력, 선천 세상을 지배한 핵심 질서는 한마디로 상극(相克)입니다. 그런 상극의 질서가 생겨나는 이유는 천지의 중심 축, 그러니까 지축(地軸)이 동북쪽으로 23.5 도(度) 기울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햇볕을 받는 게 사시사철, 지역마다 달라집니다. 거기에서 억음존양(抑陰尊陽)의 문화가 생겨납니다. 음의 기운보다 양(陽)의 기운이 지배합니다. 그 바람에 거기서 음양의 불균형이 생겨요.
그런 천지의 불균형으로 인해, 천지 안의 만물 사이에는 분열운동, 상극운동이 생겨납니다. 지구의 동서남북 공간마다 환경이 달라져요. 극한 극서지역이 생겨납니다. 어떤 곳은 여름이 계속되고 어떤 곳은 겨울만 계속 됩니다. 달력만 해도 양력과 음력이 맞지 않고 양력이 한 달 빨라요. 그런 모든 것이 지축의 기울어짐, 곧 천지의 불균형 때문입니다.
선천의 특징은 또 생명이 태어나서 자라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 천지만물 모든 생명에게 가장 핵심이 되는 주제어는 바로‘분열과 경쟁과 성장’입니다.
성장하려면 세포가 끊임없이 분열해야 합니다. 씨앗에서 싹이 돋고 잎이 나고 줄기가 자라고 다시 잎이 무성해지고 하려면 끝없이 새로운 분열과 분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동시에 한 생명이 성장하려면 다른 생명과 치열하게 경쟁도 해야 합니다. 다른 경쟁자를 이겨내야 하고 비바람도 이겨내야 합니다. 이겨내지 못하면 성장하지 못합니다.
문명사적으로 보면 강대국, 남성, 힘센 사람들이 득세하고 지배하는 세상입니다. 약소국, 여성, 어린이, 약한 사람들은 지배당하고 차별을 받고 경쟁에서 밀려납니다. 약육강식이죠.
원하든 원치 않든 우주천지의 질서, 틀이 상극(相克)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선천 세상에서 모든 생명은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겨루고 다툴수밖에 없습니다. 또 경쟁에서 이겨야만 내가 살고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상극의 문화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분열과 경쟁과 다툼을 거치면서 모든 생명은‘성장’을 하는 겁니다.
그러나 그런 분열과 성장이 한없이 계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봄에서 여름까지 치열하던 성장이 멈춰지고, 반드시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야 하는 시기가 돌아옵니다. 성숙의 시간이 돌아오는 것이죠. 그것이 바로 후천 세상의 도래입니다. 우주년의 순환 절기로는 가을철이 되는 것이고요. 그래서 후천질서, 후천문화를 가리켜 곧 가을 문화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후천문화, 가을문화의 특징은 무엇이냐? 그 핵심 가치는 바로 성숙(mature)과 조화(harmony)와 통일(unity)입니다. 말 그대로 치열하게 다투던 모든 생명이 성장을 멈추고 이제 성숙하는 단계로 들어서게 됩니다.
다른 생명과 다투어서 이겨야 했던 선천의 상극 질서는 사라지고, 이제 다른 생명을 먼저 살리고 그 공덕으로 내가 살아나는 상생(相生)의 질서로 바뀝니다. 문명사적으로 보면 약육강식이 아니라 조화와 통일로 평화가 찾아옵니다. 억음존양이 아니라 정음정양(正陰正陽)의 시대가 되어서 차별이 없어지고 모두가 나름대로 대접받는 세상이 됩니다. 선천과 후천은 그렇게 천지의 질서가 전혀 다른 세상입니다.”
“온 세상이 一家가 되는 後天세상”
후천 세상의 모습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후천 세상이 어떤 세상이다, 한가지로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원체 많은 것이 달라지고, 그만큼 새롭고 다양한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죠. 그것을 정리하면, 무엇보다 먼저 세계 질서가 지구촌 일가(一家)문화로 새롭게 짜여진다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지구촌이 한 가족이 되는 거예요.
지금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숱한 문제들은 기존의 국가 단위, 개별 사회 단위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습니다. 국제적인 환경 문제, 사회마다 안고 있는 뒤틀린 인간성 문제, 지역분쟁 등등 그런 것들을 어떤 한 국가나 정권이 나서서 해결하지 못합니다. 유엔이 있어도 문제를 끌러내지 못해요.
장차 그런 문제가 일거에 해결되고는 지구촌 통일시대가 됩니다. 지구촌 뿐 아니라 인간과 지구와 우주가 하나로 통일된 질서 속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우주 일가(宇宙一家) 문화가 나오는 것입니다. 그것이 증산 상제님의 도법이에요. 그 미래의 문명을 우리는 도술문명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과학기술의 시대에서 도술문명의 시대로 들어가는 것이지요.
실제로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 역사는 그렇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과연 그것이 어떻게 그런 통일문화로 나아가는가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이야기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후천 세상에서는 인간의 장수(長壽)문화가 일반화됩니다. 선천 세상에서 인간의 수명은 길어야 100년, 그래서 사람들은 인생무상이다 하면서 절규하고 안타까워했지요. 그런데 상제님 말씀 중에 보면‘앞으로는 하수(下壽), 일찍 죽는 사람이라 해도 700년은 산다. 장수하는 사람은 1천200살도 살고’라고 하십니다. 또 우리 종도사님께서는‘2천살도 살고 3천살도 사는 세상’이라고 하셨어요. 다시 말하면 후천 세상이 되면 인간이 천지와 더불어 생명을 오래오래 누리면서 멋진 선인(仙人)으로 살아가는 겁니다. 그래서 여러 대(代)에 걸친 할아버지와 자손들이 같이 사는 거예요. 지금처럼 많아봐야 3대나 4대가 같이 사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요. 예를 들어 내가 어른들께 세배를 한다, 그런데 위로 5대 할아버지, 10대 할아버지, 20대 할아버지까지 계시잖아요? 그분들께도 절을 해야 하니 절 한번 하려다 허리가 부러질지도 몰라요. 그런 세상이 실제로 오는 겁니다.
그런 집에서 교육받는 자손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실제로 지금의 가정은 아버지 어머니밖에 없는 핵가족에다, 그마저도 맞벌이다 뭐다 해서 가정교육이 사실상 없어졌어요. 하지만 후천 세상에서는 수많은 어른과 조상들이 자손 교육을 합니다. 그러니 지금처럼 파탄난 가정교육, 가정 문화와는 그 차원이 완전히 달라지지요. 자연히 오래 오래 사는 것이 참 행복하고 좋은 일이 되는 겁니다.
그처럼 오래오래 살면서 좋은 세상을 봐야 사는 보람도 있지 않겠어요? 기성 종교에서 보면 ‘이 다음에 죽어서 천당 가려면, 죽어서 복 받으려면 살아 있을 때 잘 해라’그러는데 아니 죽어서 잘 되면 그게 무슨 소용 있습니까? 죽어서 천국 가고 복 받고 하려고 신앙생활을 한다? 그건 복이 아니지요. 오래오래 살면서 복락을 누려야 참된 복락이라 할 수 있어요.
“서로의 마음이 투명하게 비치는 知心의 후천 세상”
‘죽지 않고 살아서 오래오래 복락을 누린다’는 말씀이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죽지 않고 살아서,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저 멀리에 있는 하늘나라에 가서 사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땅에 건설되는 후천 세상에서 오래오래 복락을 누리며 산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했지만 선천은 억음존양의 세상이었어요, 가령 남자와 여자로 따져보면 남성들이 노동을 하고 전쟁 같은 것을 치르면서 힘센 사람이 득세를 했어요. 하늘과 땅으로 말하면 하늘이 높고 땅은 낮다, 그런 말도 돼요.
그런데 후천 세상은 정음정양이 됩니다. 그러니 남자 여자의 관계도 대등해지고 자연의 기운, 특히 하늘과 땅의 관계도 달라집니다. 동양에서는 일찍부터, 서양의 창조(創造)라는 말 대신에 ‘생성(生成)’이란 말을 써 왔습니다. 본래 그 말은‘천생지성(天生地成)’에서 온 거예요. 하늘이 어떤 뜻을 내놓으면(生), 땅에서 그것이 실현된다(成), 하늘의 뜻이 땅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입니다.
진리나 종교에서 말하는 이상 세계도 바로 그런 원리로 이뤄집니다. 천국이나 극락이란 것은 어디까지나 하늘의 뜻입니다. 사람이 후천 세상에서 살아갈 낙원이 이러이러한 것이다, 하는 것은 하늘의 뜻이지만 그것이 실제로 이뤄지는 것은 땅에서 된다는 말이에요. 그것이 바로 우리 증산도에서 말하는 지상낙원, 후천선경입니다.
후천선경의 또 다른 특징은 바다보다 땅이 더 넓은 세상으로 바뀐다는 겁니다. 선천을 지배하던 기운을 동양철학으로 풀면 삼양이음(三陽二陰)이라고 해서 양의 기운이 강했거든요. 그것이 후천에는 삼음이양(三陰二陽)이라고 하는 음(陰)의 운동으로 전환이 되면서 지구 표면이 달라져요. 선천 세상에서는 바다가 많았는데 후천 세상에서는 땅이 더 넓어지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앞으로 지구는, 인류 모든 사람이 너도나도 큰 대(大)자로 팔다리를 쭉 뻗고 마음껏 뒹굴 수 있게 됩니다. 사람 숫자는 확 줄어드는데 거꾸로 땅은 확 커지면서 환경이 바뀌어버리는 거예요. 땅을 놓고 다툴 일이 원초적으로 없어져 버립니다.
또 후천 세상의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어린이 문화’가 중시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도전(道典)에서 상제님 이야기를 보면, 후천 세상을 건설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성숙한 인간의 모습으로 두 어린이를 보여주십니다. 소녀 호연이, 그리고 소년 복남이입니다.
복남이란 아이는 경상도 밀양 태생입니다. 그런데 아기 때부터 영(靈)의 눈이 열렸어요. 그래서 세 살밖에 안됐는 데 그 때부터 자꾸 집을 나가려고 해요.‘ 내가 꼭 찾아뵐 분이 계시다’하고 말예요. 그리고는 기어이 여섯 살 때 혼자서 상제님이 계신 전라도 땅으로 넘어가요. ‘저기 저 곳에 가면 네 아버지가 있다’우주천지가 명령하는 대로 따라 전라도 고부읍 객망리까지 찾아간 거예요. 상제님이 이 아이를 시험하느라고 한 달 동안 문전박대를 하면서 물러가라고 했지만 끝내 물러가지 않아요. 그제야 상제님께서‘이 아이는 천상에서 데리고 온 내 아들이다’하면서 이름을 복남이라고 지어주고 한 평생 데리고 다니셨거든요. 바로 그 복남이가 미래 후천 세상의 남자상(像), 가을철의 인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소녀 호연이가 있어요. 호연이 아홉 살 되던해에 상제님께서 그녀에게 수행을 시킵니다. 집앞마당에 움막을 짓고 들어앉아서 4개월 동안 밤낮 수도(修道)를 하게 합니다. 본래 영(靈)이 열린 아이였지만 그것을 완전히 열어주려고 그런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호연이가 천지에 있는 모든 신(神)들을 다 볼 수 있게 되었어요. 가령 뒷문 밖에서 엄마 쥐와 아기 쥐가 그릇에 담긴 누룽지를 훔쳐 먹으려 하는데, 엄마 쥐가 아기 쥐에게‘아예 그릇을 엎어라, 엎어’하고서는, 엄마 쥐가 막상 그릇을 엎어놓고 보니 숭늉이 엎질러지는 바람에 쥐들이 놀라서 후닥닥 도망가고 사람들은 그걸 닦아 내느라고 소란을 떠니까, 호연이 막 웃는 거예요. 그렇게 영(靈)이 열려서 사람이든 짐승이든 신명이든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 보이지 않는 세계까지 다 볼 수 있게 되었지요.
바로 이 복남이와 호연이 경우처럼 후천이 되면 선천에는 없었던 어린이 문화가 나오게 됩니다. 영의 눈이 열려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열린 마음입니다. 선천 세상에서는 인간들의 마음이 닫혀 있습니다. 하지만 후천에서는 그 마음이 확 열립니다. 천지와 하나가 된 인간, 영(靈)이 열려서 꽃을 보면 꽃의 마음을 알고 나무를 보면 나무와 대화를 하는 경지에 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세상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보니까 애당초 거짓된 마음을 품을 수조차 없어요. 자연스럽게 거짓이 없는 세상, 그래서 다툼이 없는 세상이 됩니다. 지심(知心)의 세상이죠. 아예 어릴 때부터 영(靈)이 열려서 그런 경지의 사람이 되니까 마음속의 이런저런 번뇌, 탐욕, 증오, 시비지심(시비를 일으키는 마음) 같은 것들이 일찌감치 사라져 버립니다. 한마디로 어릴 때 도통하는 겁니다. 상제님께서는 후천 세상에서‘재주가 있는 사람은 7일, 중간 정도 재주가 있는 사람은 14일,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 해도 21일이면 도가 통해서 영이 열린다’고 하셨습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이야기입니까.
앞서 있던 성현들을 봐도, 공자는 제자 72인을 도통시킨 것으로 이야기 됩니다. 불교의 석가모니는 500나한을 가르쳤다고 하고, 기독교에서 예수는 12사도를 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증산도에서는 누구든지 영(靈)의 눈이 열리고 도통할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도를 통한다, 영의 눈이 열린다’는 것이 일부 성자들, 기운 있는 이들에게 주는 하늘의 아주 귀한 선물이요 그들만의 전유물인 것처럼 인식됐지만 이제 증산도에 의해 그것이‘대중화’된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모든 사람이 영의 눈이 열려서, 도통해서 선인의 삶을 누리게 됩니다. 그것이 후천 세상의 특징입니다.
후천 세상의 특징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너무 깊이 들어가지 말고 일단 이 정도에서 정리를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기존 문화권, 그 잡다한 문화권이 있는데 왜 증산도가 출현을 해야 되느냐 하는 증산도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다.
자연섭리가 성숙됨에 따라서 인류문화, 역사문화도 함께 성숙되는 것이다.우주 변화 법칙이라 하는 것은 춘하추동(春夏秋冬) 사시, 생장염장(生長斂藏)이라는 틀에 따라 시의(時宜)에 합치되는 새로운 문화권이 나온다. 쉽게 말하면 여름철에는 더우니까 홑옷을 입고, 겨울철에는 방한을 할 수 있는, 추운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두터운 옷을 입듯이 인류문화라는 것도 그 시의에 따라서 자꾸 성숙 변화가 된다.
기존 문화권은 2천 년, 3천 년 전 시대에나 합치되는 문화권이다. 오늘날 이 세상은 그 시대가 아니다. 오늘날은 시의가 어느 때냐 하면,하추교역기(夏秋交易期), 여름과 가을이 바꿔지는 금화교역기(金火交易期)가 되어서천지이법이 결실문화, 알캥이문화가 맺어지는 때다.
천지의 목적, 사람농사 추수
이 대우주 천체권 내에서 만유의 생명이 생성을 하는데, 천지라 하는 것도 목적이 있어서 그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주이부시(周而復始)해서 둥글어가는 것이지, 그냥 맹목적으로, 무궤도로 둥글어가는 것이 아니다.
일 년 지구년은 초목농사를 짓는 것이고, 우주년은 사람농사를 짓는 것이다.
일 년 지구년에서 초목농사를 짓는 것은, 봄에 물건 내서 여름철에 길러서 가을철에 봄에 물건 내서 여름철에 기른 진액을 전부 뽑아 모아서 결실, 열매, 알캥이를 맺기 위해서다. 가을철에 알캥이를 맺지 못한다고 하면 봄여름은 있어야 한 푼어치도 필요치가 않은 과정이다. 일 년은 반드시 결실을 하기 위해서, 열매를 따기 위해서 있는 것이란 말이다. 이렇게 알아두면 아주 더도 덜도 없다.
그러고서 가을철에 열매를 맺어놓고 겨울에는 폐장을 한다. 쉽게 말하면 겨울은 잠자는 시간이다. 그 다음 해, 새해가 돌아오면 다시 새싹을 내는 준비를 해야 되는 과정이다.
이게 생장염장(生長斂藏)이다. 바로 지구년의 한 주기가 그렇게 되어져 있다.
그것과 똑같이우주년도사람농사를 짓는다. 원시시대에 사람 종자를 뿌려서, 마치 여름철에 초목이 만지편야(滿地遍野), 지구상에 꽉 차도록 성장을 시킨 것과 같이 오늘날 지구상에 생존하는 사람이 60억이니 70억이니 해서 초만원으로 아주 바글바글하다.
봄여름은 쉽게 말하면 꽃 피우는 세상이다. 꽃 피워서 성장을 시켜서 가을철에 가서는 씨종자를 거둔다.
우주년이 사람농사를 짓는 목적은 상극이 사배한 봄여름 세상을 거쳐 가을철에 사람 씨종자를 추수하기 위한 것이다.좋은 혈통, 바르게 산 혈통, 정의로운 혈통, 그런 혈통만 거둔다. 그걸 지금 이 자리에서 한마디로 말할 수 없지만, 역사 섭리 속에서 반드시 그렇게 되게끔 되어져 있다.
천지의 결실문화가 나온다
봄철은 천리 지상시대(天理至上時代)다. 하늘이 하늘 노릇도 하고, 하늘이 땅 노릇도 하고, 하늘이 사람 노릇도 한다. 여름철은 지리 지상시대(地理至上時代)다. 땅이 사람 노릇도 하고, 땅이 땅 노릇도 하고, 땅이 하늘 노릇도 한다.
그런가 하면가을철은 인존세상, 인문 지상시대(人文至上時代)가 되어서 사람이 사람 노릇도 하고, 사람이 땅 노릇도 하고, 사람이 하늘 노릇도 해서 인간문화가 극치로 발전을 한다. 천존과 지존보다도 인존(人尊)이 주체가 되어 모든 것을 다 통일하는 총체적인 문화가 열린다. 그게천지의 알캥이 문화, 결실문화, 통일문화, 인존문화다.
묶어서 말하면 지구년에 초목을 생장시켜 가을에 결실을 해서 원시반본을 하듯이, 우주년도 사람농사를 지어서 하추교역기, 가을철에 알캥이, 사람 씨종자를 추수한다. 거기서 인존문화, 인문지상시대를 열어 후천 오만 년 결실문화, 알캥이 문화, 성숙된 문화로 문화의 결실을 맺어서 좋은 세상을 이룩하게 되는 것이다.
천지의 목적, 군사부 문화
사람이라 하는 것은 만유의 생명 중에 오행정기를 다 타고 나서 만유의 생명을 생활문화로 이용하는 주체가 된다. 우주년에서 사람농사 짓는데, 사람이 먹고 쓰고 생활문화에 필요적절하게 사용하라고 일 년 지구년에서 초목농사를 짓는 것이다.
또 사람은 오행정기를 다 타고나서 창조의 경쟁을 한다. 해서 인류문화가 지금 극치의 물질문명이 열렸다. 아직은 물질문명도 다 열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또 일방적인 절름발이 문화이기는 하지만, 생활문화로서 그런대로 인간 세상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인종 씨알을 거두는 개벽과 더불어 무형문화, 정신문화가 열린다. 가을철이 되면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총체적인 하나인 진리권으로 매듭지어져서, 인존문화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후천 오만 년 현실선경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천지의 목적이 어떻게 되어져 있느냐? 다시 말해서 우주가 사람농사를 지어서 종국적으로 어떠한 알캥이를 맺어놓느냐?
전 인류가 인존문화와 더불어 군사부(君師父)라는 틀을 바탕으로 해서 지상선경, 현실선경, 조화선경을 만들어 행복을 구가해가면서 천지와 더불어 편안하게 잘 살게 된다.앞으로 사람이 살 수 있는 세상이 오만 년 남았다. 천지가 동결되어 일체 생물이 다 멸망당할 때까지 오만 년이 남았다. 그 오만 년 동안 군사부 세상이 된다. 그 세상의 틀이 그렇게 되어져 있다.
선천 종교의 결론, 상제님의 강세
어째서 그렇게 되느냐 하면, 우리 상제님은 기존 역사적인 성자들이 이르던 바로 우주의 주재자이시다.
석가모니 부처가 “3천 년 후에는 미륵부처가 나온다.”고 했다. 자기의 진리는 완성된, 성숙된 진리가 못 되기 때문에 앞으로 성숙된 진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다시 알기 쉬웁게 말해서 열매기 진리를 가지고 나오는 분은 3천 년 후에 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아들에게 ‘너는 미륵부처를 따르라’고 했다.
기독 사회에서는 “아버지 하나님이 온다”고 했다. 예수가 직접 온다는 게 아니다. 내가 아닌 딴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이 오신다고 했다. 사도 요한은 ‘백보좌 하나님’이 오신다고 했다.
도교, 유교에서는 옥황상제를 찾았다.
이렇게 서로 부르는 명칭은 다르지만 묶어서 말하면 ‘열매기 진리, 결실 진리를 들고 나오는 참하나님, 우주의 주재자가 오신다’ 하는 게 결론이다. 역사적인 뭇 성인들이 찾은 우주의 주재자 참하나님, 가을철에 결실문화를 들고 나와 천지를 대신해서 천지를 다스리는 주재자 하나님, 그분이 오셔서 친히 세상을 매듭을 짓는다. 우주에서 사람농사 지은 것도 씨종자를 추리고, 또한 천지의 목적인 군사부 세상도 만들어놓고, 인존문화, 열매기 문화를 들고 오셔서 상극이 없는 좋은 상생의 세상을 열어 주시는 참하나님, 우리 증산도에서 신앙하는 상제님은 바로 그 절대자 하나님이시다.
상제님께서 강세하신 한반도의 비밀
상제님은 바로 우주의 주재자, 참하나님이시다.
그렇게 여러 천 년 동안 역사 속에서 부르짖고 찾던 그 하나님이 이 땅에서 오시게 되었다.
어째서 이 땅에 오시게 되었느냐 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우리나라를 위해서 형성이 되었다.
우리나라를 바탕으로 해서 일본이 내청룡으로 우리나라를 바짝 감아서 싸주었다. 또 저 아메리카가 외청룡으로 우리나라를 싹 감아주었다. 또 중국 대륙이 많을 다(多) 자, 다자백호로 해서 저 싱가폴까지 내백호로 감아줬다. 그리고 저 아프리카 대륙이 외백호로 싹 감아주었다. 거기도 한 7억 사는 아주 참 넓고 큰 대륙이다. 그러고 대만해협이 파(破)이고, 호주가 안산(案山)이다.
우리나라는 이 지구의 축, 알캥이, 꼬갱이다. 그래서 지리학상으로 여기가 혈이다.
그러한 연유로 5,600년 전에 태호복희(太昊伏羲) 씨라고 하는 우리 조상이 인류문화의 모태인 주역을 처음 그었다. 시획팔괘(始劃八卦), 비로소 팔괘를 그었다는 말이다. 무극(無極)이 생태극(生太極)하고 태극이 생양의(生兩義)하고 양의가 생사상(生四象)하고 사상이 생팔괘(生八卦)해서 8·8은 64, 64괘 주역을 만들어 냈다. 그 핵심을 다시 말하면 1 3 5 7 9는 양이요 2 4 6 8 10은 음이다. 유형문화고 무형문화고, 인류문화는 이것이 틀이다. ‘1 3 5 7 9는 양이요, 2 4 6 8 10은 음이다’ 이게 인류문화의 모태(母胎)다, 어머니 모 자, 태라는 태 자. 이것을 바탕으로 해서 각색 민족이 자기네 나름대로 문자고 언어고 다 지어냈다.
헌데 꽃핀 데서 열매도 여문다. 여기서 꽃이 피었기 때문에 열매도 꽃핀 자리, 여기에서 결실을 한다. 그래서 옥황상제, 참하나님은 필연적으로 반드시 꼭 그렇게 이 땅에서 오시게 정해져 있다. 대우주 천체권이 형성될 때부터 이 나라, 이 민족, 이 땅에서 꽃이 피고 열매가 맺도록 이미 그렇게 정해져 있다는 말이다.
참하나님이 오시는 섭리
이 세상 둥글어가는 이치를 알려면 하늘땅이 어떻게 변화해서 어떻게 둥글어 가느냐 하는우주변화원리부터 알아야 한다.
천지라 하는 것은생장염장(生長斂藏)을 틀로 해서 봄에는 물건을 내고 여름철에는 기른다. 가을철에는 봄에 물건 내서 여름철에 기른 진액을 전부 다 뽑아 모아서 열매를 맺는다. 그리고 겨울에는 폐장을 하고 새봄이 오면 다시 새싹을 낸다.
천지가 둥글어가는 법칙, 이것을 알아야 이 세상이 어떻게 둥글어가고, 우리가 어느 시점에서 살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이것을 앎으로써 철을 안다.
나이를 먹고 지식은 있어도 철때기 없는 짓을 하면 속담에 말하기를 ‘그 사람 참 철부지다’라고 한다. 철을 알지 못한다는 말이다. 사람이라면 최소한 24절기, 동지 소한 대한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입동 소설 대설, 이 24절후는 알고서 살아야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점은 바로 여름과 가을이 바뀌는 때다. 그 동안의 역사과정은 봄여름 세상이고 이제 가을겨울 세상을 맞이할 준비, 채비를 해야 된다.
일 년, 지구년으로 말할 것 같으면 천지에서 초목농사를 짓는데, 만지편야(滿地遍野) 해서 발 들일 틈도 없이 들판에 풀이 꽉 찼다. 헌데 가을철 금풍(金風)이 소슬하면, 가을바람이 불면 낙엽이 지고 열매를 맺는다. 그때는 결실을 잘 할 수 있느냐, 못 하느냐 하는 생사판단을 하는 때다. 그러니 이번에는 ‘이 세상이 왜 이렇게 됐느냐, 우리가 사는 때가 어느 시점이냐?’ 이걸 모르면 안 된다.
한마디로 지금은 천지개벽을 하는 때다. 이런 때가 되기 때문에 우주의 주재자, 참하나님이 우주에서 사람농사 지은 것을 추수하시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시게 되었다.요 때가 되면 필연적으로 절대자 참하나님이 꼭 오시게 되어져 있다.
인간세상에서는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 참하나님을 꼭 모셔야만 되고 또 천지에서는 사람농사를 짓는데 참하나님이 인간 씨종자를 추리기 위해서 꼭 오셔야만 되는 것이다.
참하나님과 인간세상 역사가 그렇게 불가분리한 관계다.참하나님이 안 오시면 인간 세상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고, 또 참하나님의 위치에서는 사람농사 지은 것을 추수를 해야 되니까 또 꼭 오셔야만 된다.이런 불가분리한 인연이 맺어져서 상제님이 이 세상에 오시게 된 것이다.
상제님 강세를 주도한 마테오리치 신부
헌데 상제님을 모시고 온 분이 누구냐 하면, 역사적인 수많은 신성 불보살들 중에 로마 가톨릭의 마테오리치 신부다. 그분은 이태리 사람으로 380년 전에 ‘미개한 나라에 문명을 열어주겠다’ 하고서 중국 대륙을 밟았다. 중국 대륙에 와서 가톨릭 중심 세계 통일국을 건설하겠다 하고 평생을 가톨릭 포교를 했다. 동양의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라틴어로 번역을 해서 서양에 넘겨주고, 또 곤여만국전도, 세계지도 같은 걸 만들어서 서양 문화를 동양에 퍼트려 놓았다. 시계를 황제에게 바치기도 했다.
그러다가 리치 신부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생로병사(生老病死)라는 천지의 이법에 의해 늙어 죽어서 중국땅에 백골을 묻었다.
그런데 육신은 죽어 없어졌어도 심령만은 그냥 남아 있다. 그분은 천상에 가서도 살아서 해결 못한 것을 이루기 위해, 지구상에 생존하는 많은 사람들이 좀더 좋고 편안한 생활을 했으면 좋겠는데 그걸 충족을 못 시켜준 게 너무너무 안타까워서, 딴 별나라로 가서 인간 생활문화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문명을 따다가 과학자들에게 알음귀를 열어주어 좋은 문명을 개발해 주었다.
그런데 인간들이 살기가 편하게 되니까 더 선량하고 좋아지는 게 아니고 오히려 오만무도해지므로, 리치 신부가 동양의 신성 불보살, 서양의 신성들을 찾아다니면서 별스런 토론을 해봐야 그걸 고칠 아무런 방법이 없다.
해서 동서양의 유명한 종교 지도자, 문화의 창시자, 신성 불보살들을 더불고서 참하나님이신 우리 상제님, 옥황상제님께 등장을 했다. “우리의 능력으로써는 아무런 방법이 없으니 상제님이 친히 인간 세상에 임어(臨御)하셔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십시오. 인간의 근본문제를 해결해주십시오.” 하고 호소를 했다. 그래서 상제님이 “내가 괴롭기는 하지만 리치 신부가 신성 불 보살들을 전부 거느리고 와서 내게 하소연을 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이 세상에 친히 스스로 오게 됐다.” 하는 말씀도 하셨다.
그걸 체계적으로 말하려면 열 시간 해도 못 다 하니까 내가 그저 드문드문 대강만 말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참하나님이 오시게 되었다.
그러니우리 상제님을 인간 세상에 모신 주체가 리치 신부다.바로 리치 신부가 그 길라잡이, 길잡이 노릇을 했다.
진표에게 언약하신 상제님
하나 더 말을 하자면 전라북도 금제군 금산면 금산리 금산사라고 하는 절이 있다. 1,300년 전 통일신라시대에 진표라고 하는 불자가 그 미륵부처를 세웠다.
진표는 어려서부터 평생을 미륵부처에게 도를 구했다. 그리고 ‘미륵부처를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하고 망신참법(亡身懺法)이라는 수행법으로 수행을 했다. 그건 자기 소망대로 이뤄지지 아니하면 몸뚱이도 다 망그려뜨려 죽는 무서운 수행법이다. 인류역사를 통해서 그렇게 온 생명을 다 바쳐 죽기를 각오하고 열정적으로 도를 구한 사람이 없었다.
미륵부처님이신 옥황상제님이 그것을 보시고 친히 내려오셔서 진표에게 “네 소원이 그렇게 지극하냐? 그럴진댄 나를 이 자리에다가 요 모습 그대로를 받들어 세울 수가 있겠느냐?” 하고 다짐을 받으셨다. 원래는 그 자리가 연못이었는데 연못을 숯으로 메우고서 서른 석 자 미륵부처를 세웠다.
그렇게1,300년 전에 벌써 상제님이 진표와 약속을 하셨고, 또한 380년 전에 리치 신부의 시봉이 있었고, 이러한 관계를 통해서 상제님이 오시게 되었다.
상제님은 참하나님, 우주의 주재자로서 천지를 다스리시는 분이다. 한마디로 상제님은 전 인류의 원(願)에 의해서 인간 세상에 오시게 된 것이고, 또 천지에서 인간농사를 짓는데 천지를 다스리는 하나님으로서 꼭 오셔서 추수를 해야만 되니까 불가불 인간의 몸을 빌어 이 세상에 오신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도전』을 보면 기록되어 있다.
이 세상 둥글어가는 비결
상제님의 『도전』에는 천지가 둥글어가는 이법을 비롯해서 상제님이 오셔서 왜 이 세상 틀을 이렇게밖에 짜실 수가 없었느냐, 왜 이 세상을 그렇게밖에 만드실 수가 없었느냐 하는 이유가 담겨져 있다.
이 세상 둥글어가는 것은 참하나님이 이미 백 년 전에 신명공사에서 이렇게 둥글어가게끔 틀을 짜놓으신 것이다. 상제님이 신명공사에서 틀을 짠 것이 알기 쉽게 사진 찍은 것이라고 한다면, 인간 세상에 역사로 표출되는 것은 사진 원판을 인화지에 복사를 한 것이다. 원판을 인화지로 복사를 하면 머리털만큼도 틀리지 않는다. 사실 그대로다. 그러니 상제님이 신명공사에서 틀을 정해 놓은 것이 이 세상 둥글어가는 비결인 것이다.
또 상제님이 천지공사, 신명공사에서 틀을 그렇게 정해 놓으신 것은, 지나간 세상의 역사과정이 그렇게밖에는 틀을 짤 수가 없이 되어져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옷감을 주고서 이걸로 이런 옷을 만들어라 하면 옷 만드는 사람이 그 옷감을 가지고서 꼭 그렇게밖에는 만들 수가 없듯이, 지나온 선천의 역사과정이 그렇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앞 세상의 틀을 그렇게 짜실 수밖에는 아무런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그렇게 꽃을 피웠기 때문에 그런 열매가 여물어졌다는 말이다.
생사를 판단하는 선령의 음덕
천지의 목적이 또한 그렇게 되어져 있다.
천지의 목적은 일 년 지구년이 초목농사를 지어서 가을철에 결실을 함과 같이 천지에서 사람농사를 지어서 가을철에 좋은 혈통을 추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천성만본(千姓萬本), 김지 이지 박지 최지 그 수많은 혈통이 있다. 김씨도 김해 김씨를 바탕으로 해서 경주 김씨, 청풍 김씨, 무슨 김씨, 무슨 김씨 해서 본이 한 60본으로 분파가 되었다. 본관이 그렇게 많다. 또 이씨 하면 본이 한 60개가 된다.
그 조상들이 5천 년, 6천 년 전부터 전지자손(傳之子孫)해가면서 씨를 퍼뜨려 놓았다. 30년을 1대로 잡고 100대 할아버지, 99대 할아버지, 98대 할아버지, 97대, 96대, 95대, 자자손손(子子孫孫) 계계승승(繼繼承承)해서 내려왔는데, 그 생활방식이 다 다르다. 남의 뒷등을 친 사람, 거짓말을 하는 사람, 음해하는 사람, 도둑질하는 사람, 강도질하는 사람. 그런가 하면 남을 도와줘 가면서 산 사람, 밥도 나눠먹은 사람. 그렇게 상반된 좋고 그른 사람들이 이어져서 역사가 이루어졌다.
그 중에 세상살이를 잘 한 좋은 혈통, 그 사람들만 이번에 자손 씨종자를 건질 수가 있다.
그래서 상제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적악가의 자손이 들어오면 ‘여기는 네가 못 있을 자리니라.’ 하고 앞이마를 쳐서 내쫓고, 적덕가의 자손이 들어왔다가 나가려 하면 ‘너는 여기를 떠나면 죽느니라.’ 하고 뒤통수를 쳐서 집어넣는다.”
왜 그러냐 하면 10대 할아버지 하면 한 세상을 같이 산 신명들이 있다. 10대 할아버지가 지구상에서 자기 혼자 살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그 동네 사람, 그 나라 사람, 이웃 사람 등 많은 사람들과 한 세상을 살았다. 그렇게 한 세상을 같이 산 신명들이 지켜보다가 “저건 참 나쁜 놈, 저건 흡혈귀 같은 놈, 저놈한테 내가 도야지도 한 마리 잃어버렸다. 저놈한테 돈 꿔줬다가 돈도 떼였다.” 하기도 하고 “저 사람은 참 좋은 사람이다. 없는 사람 옷도 주고, 밥도 줬다.” 하기도 한다. 뭐 별스런 일이 다 있었을 것 아닌가? 그것을신명들이 공 반 죄 반, 공과를 플러스, 마이너스 해서 심판을 한다.나쁜 짓을 하면 절대 천 년 만 년 가도 용서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사회생활을 좋게 한 자손들만 살아남는다. 세상살이를 바르지 못하게 한 자손들은 이번 개벽 때에, 다시 말해서 가을철 결실을 할 때 열매를 맺지 못한다.
알아듣기 쉽게 일 년 초목농사를 짓는데 성장과정에서 잘못된 것은 빈 쭉정이도 되고, 한 70 프로 여물고 말기도 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조상에서 잘못한 후손들은 이번 천지에서 사람 씨알 종자를 추수할 때 신명들이 ‘너는 여기를 못 들어온다!’ 하고 저지를 해서 앞이마를 쳐서 내쫓아버린다는 말씀이다.
신명공사의 바탕
묶어서 말하면증산도는 지나간 세상을 정리하고 앞으로 오는 좋은 세상의 틀을 짜 놓은 곳이다.
지나간 세상은 상극이 사배해서 살기가 살벌했던 세상이다. 오늘날까지도 그렇지 않은가. 요즘 세상에 대해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이롱 세상에 나이롱 사람에 나이롱 물건! 전부가 가짜라는 소리다.
천지이치라 하는 것은 공명정대한 것이다. 이치란 사필귀정(事必歸正), 일 사 자, 반드시 필 자, 돌아갈 귀 자, 바룰 정 자, 일이라 하는 것은 반드시 꼭 바른 데로 돌아가게 되어져 있다. 거짓은 절대로 성사가 될 수가 없다. 혹시 성사가 된다 하더라도 결국 들통이 나고 만다.
지나간 세상은 천지이법이 상극이 사배를 했다. 사람은 누구도 천부적으로 이 세상에서 자유를 향유하면서 한 세상 살려고 왔는데 세상 환경이, 판이 그렇게 짜져 있지를 않았다. 그래서 자기 생각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타의에 의해서, 남의 뜻에 의해서 살다가 갔다. 그 신명들이 철천지한을 맺어서 원신과 역신이 하늘땅에 가뜩이 찼다.
신명은 여러 천 년, 여러 만 년이 가도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몸은 생로병사에 의해 그저 조금 살다 가지만 신명이라 하는 것은 자기 닦은 바에 따라서 무제무한으로 오래오래 산다.
그 신명들이 다 한을 품었다. ‘나 하고 싶은 일을 하나도 못 해보고 남의 뜻에 의해서 죽었다. 전쟁에 끌려가서 다 **버렸다. 너무 억울하다!’ 하고 말이다. 그 신명들부터 먼저 해원을 시켜줘야 인간 세상도 좋은 세상을 만들 수가 있다. 바탕이 그렇게 되어져 있다.
그래서 상제님이 신명공사로 신명부터 해원을 시켜서 좋은 세상을 만드신다. 신명을 해원시켜줘야 상생(相生)을 하고, 상생을 시켜줘야 보은(報恩)도 한다. 또 원시반본(原始返本)을 하는 게 가을의 근본 틀, 본질이다.
천지공사 대로만 흘러가는 세상운로
상제님은 신명해원공사를 시켜주시기 위해서 신명들을 전부 모아 신명정부를 건설하시고 거기에서 세상 둥글어갈 틀을 짜셨다. 상제님이 그걸 천지공사라고 이름을 붙이셨다.상제님 말씀이 “이제 하늘도 뜯어고치고 땅도 뜯어고쳐서 물샐 틈 없이 도수를 굳게 짜놓았으니 제 한도에 돌아 닿는 대로 새 기틀이 열린다.”고 하셨다.
이 세상 틀이 그렇게 되어져 있다.상제님이 천지공사 보신 이후 이 세상은 상제님이 천지공사에서 프로그램, 시간표, 이정표 짜신 그대로만 둥글어간다.그 시간표, 이정표를 짜 놓으신 것이 인간 세상에 현실역사로 표출이 된다. 오늘날 육자회담도 천지공사에서 이미 다 정해져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이 세상이 둥글어간다는 것을 아무도 모른다. 증산 상제님을 신앙하는 신도들 밖에는 모른다. 증산 상제님을 신앙하는 신도들도 아주 다 바쳐서 그것만 들이 꿰는 사람들만 이 세상 둥글어가는 비결을 알고 있다.
자기가 많이 다니는 길은, 요 다음에는 어떻게 해서 어떤 경로를 밟아서 가게 되는지를 다 안다. 몇 발짝 가면 도랑이 있고, 어디로 가면 오르막길이 있고 내리막길이 있는지 다 안다.
그렇듯이 상제님 진리를 잘 아는 사람은 앞 세상 둥글어가는 것을 다 알고 있다. 상제님이 백 년 전에 이미 세상은 이렇게만 둥글어 가거라 하고 정해놓으신 것이다.
칠월칠석삼오야
여기 앉았는 증산도 종도사는 일본시대에 일본 사람들 싸우는 것을 뒤쫓아다니면서 구경을 했다. 그리고 일본 사람들이 손드는 것까지 알았다.
우리 『도전』을 보면 상제님 공사 중에, ‘삼인동행칠십리(三人同行七十里) 오로봉전이십일(五老峰前二十一) 칠월칠석삼오야(七月七夕三五夜) 동지한식백오제(冬至寒食百五除)’라는 문구가 있다. 칠월칠석삼오야라는 게 일본 사람 두 손 드는 날이다. 음력으로는 칠월 칠석(七月七夕), 밤 야(夜) 자는 어조사다, 석 삼 자 하고 다섯 오 자 하면 3+5니까 여덟, 8월이다. 또 3 5를 승하면 열다섯이다. 3 5, 15. 그러니까 3 5라는 글자가 8월 15일이 된다. 음력으로 칠월 칠석, 양력으로는 8월 15일에 두 손을 들었다.
그때 내가 김포 양촌이라고 하는 데서 살았는데 그 전날 저녁에 술을 한 잔 사다놓고 내일은 일본이 손드는 날이다. 술이나 한 잔 먹자고, 내 처 되는 사람보고 “술 좀 따라라.” 하고서 술을 몇 잔 먹으면서 시간을 기다려본 사실도 있다.
상제님 진리 속에는 그게 다 들어있다. 우리 신도들이 그걸 이문해사(以文害詞)해서 진리로써 진리를 해치고, 신앙이 미성숙해서 제 중심, 개인주의, 이기주의, 독선주의 신앙을 해서 모를 뿐이지, 그 시간표 이정표가 상제님 공사에 다 마련되어져 있다.
자연섭리를 집행하는 증산도
천지의 목적이 가을에는 인존문화다.인존문화가 천지문화의 알캥이다. 천지도 목적이 있잖은가.
천지에서 사람농사를 지어서 가을철에는 정의로운 핏줄, 바르게 산 핏줄을 거둔다. 조상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전 인류를 위해서 가효국충하고, 가정에서는 효도하고 국가에는 충성하고 사회에는 의로운 사람이 되어 전지자손해가면서 자손을 전한 그 혈통만 거둔다. 여기 앉았는 사람들이 그런 자손이라고 알면 더도 덜도 없다.
증산도는 천지의 이법에 의해서 둥글어가는 자연섭리를 집행하는 곳이다.하건만 세상에서 우주원리를 아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우주원리는 이 지구상에서 증산도 밖에는 교육시키는 데가 있지도 않다. 우주원리를 교육받아서 알 것 같으면 지구상에 있는 대학 다 다닌 것보다도 낫고, 박사 백 개보다도 낫다. 또 우주원리가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아주 알기 쉽게 풀이해서 알기 쉽게 교육도 시켜준다.
천지의 목적인 인존문화! 인간 세상의 역사문화, 인류문화는 인존문화로써 후천 오만 년 세상을 살아간다. 또 그 틀이 군사부다. 군사부문화라는 게 천지의 종국적인 알캥이 문화이고, 인존문화라는 게 또 알캥이 문화다.
지구년·우주년의 틀, 생장염장
천지라 하는 것은 크게 묶어서 춘생추살(春生秋殺) 밖에 없다.봄철에는 물건을 내고 가을철에는 죽여버린다. 천지는 지구년도 그렇고 우주년도 그렇고 생장염장, 봄에는 물건 내고 여름철에는 기르고 가을철에는 열매를 맺고 수렴을 하고 겨울에는 폐장을 하고 새봄이 되면 다시 새싹이 난다. 지구년, 우주년이 똑같이 생장염장을 틀로 해서 둥글어간다. 시간대로 하면 하루 360도, 일 년 360일을 합산하면 12만9천6백 도다. 지구년은 12만9천6백 도, 우주년은 12만9천6백 년, 똑같은 시간대로 똑같은 방법으로 돌아간다. 일 년 지구년을 알면 우주의 일주기, 우주년도 알 수가 있다.
지구년은 초목농사를 짓는 것이고, 우주년은 사람농사를 짓는 것이다.
지구년은 봄에 초목을 내서 여름철에 길러서 가을철에 결실을 한다. 그것 이상 더도 덜도 없다. 우주년에서 사람농사를 짓는데 사람이 먹고 살아야 될 것 아닌가? 그래서 지구년이 있는 것이다.
그렇게 우주년에서 사람농사를 짓는데, 상극이 사배한 봄여름 역사과정에서 사람 뚜겁을 쓰고나온 사람 쳐놓고 원한을 맺지 않고 간 사람은 하나도 없다. 선천의 역사는 원신과 역신만 배출을 했다. 해서 이 하늘땅 사이에 원신과 역신이 가뜩히 찼다. 참하나님이 오셔서 그것을 다 정리하시고 성숙된 인종 씨알만 거두게 되어져 있는 것이다.
상제님 진리로써 도성덕립된다
천지는 봄에는 죽이는 정사만 하고, 가을철에는 살리는 정사만 한다. 더도 덜도 없다. 가을철에 열매기 맺어놓고서 풀 한 포기 안 남기고서 다 죽여버린다. 작년도 그랬고, 10년 전도 그랬고, 금년도 그럴 게다. 가을에 가서 봐라. 열매기 맺어놓고서 다 죽여버린다. 천지이법대로 하면, 천지에서 사람농사 지은 것도 이번에 지구상에 사람 한 사람도 안 남고 다 죽는다.
그 때문에 상제님이 사람 씨종자를 추수하러 오셨다.
그러니 이 지구상에 생존하는 65억 인류는증산도라는 생명의 다리를 타고서만 다음 세상을 갈 수가 있다. 누구도 사람이라면 증산도, 상제님 진리권에 수용당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다음 세상을 못 간다. 그래서 상제님 진리는 생명의 진리요, 묶어서 증산도는 생명의 다리다.
증산도를 거쳐서 다음 세상을 넘어간다. 그 세상은 상제님 진리권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이 되기 때문에 상제님 진리로써 도성덕립(道成德立)이 된다. 그 세상은 바로 증산 상제님의 세상이다. 증산 상제님은 우리나라를 고향으로 해서 오셨을 뿐이지, 전 인류의 하나님이다.
그러니까 우리 상제님을 옥황상제라고 하든지, 임금님이라고 하든지, 대왕이라고 하든지, 황제라고 하든지, 어쨌든 상제님은 왕이시다. 또 천지에서 죽이는 때에 상제님 진리로써 살았으니 상제님이 부모다! 또 상제님 진리 속에서 사니까 상제님이 스승도 된다. 묶어서 군사부다. 어떻게 달리 표현할 수 없지 않은가. 군사부라고 표현하는 수밖에.
앞 세상, 후천 오만 년 시간대는 증산 상제님의 세상이다. 그 이상 더도 덜도 없다. 그 세상에는 민주주의고 군주주의고 공산주의고 그런 것이 없다.
물질문명은 절름발이 문화
그 세상은 인류문화가 완성된 결실문화로서 유형문화와 무형문화가 하나로 합일되어지는 통일문화, 인존문화다.
그걸 조금 해석을 해서 말하자면,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물질문명이 극치로 발달을 했다. 누구도 컴퓨터 단추를 누르면 컴퓨터에 입력된 걸 다 알 수가 있다. 휴대폰을 들고서 단추를 누르면 영국에 있는 사람, 호주에 있는 사람, 남미에 있는 사람, 캐나다에 있는 사람, 이 지구상에 있는 사람이면 누구도 다 같이 대화를 할 수가 있다. 영상전화라는 것도 나와 있다. 지구 어디고 그 전화를 갖다 놓고 우리가 지금 서로 보아가면서 대화를 하는 것과 똑같이 대화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기계가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컴퓨터가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나. 여기 휴대폰 안 가진 사람이 없을 것이다. 허나 휴대폰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나? 도로 천 년, 만 년 전 사람과 똑같아진다.
그건 다만 절름발이 문화다. 물질문명이라는 게 절름발이 문화다. 내가 아닌 타(他)의 힘을 빌려서 생활도구로 이용을 할 뿐이다.
완성된 문화, 만사지문화
그런가하면 반면에 무형문화가 있다. 형상이 없는 문화, 다시 말해서 정신문화. 그것을 우리 상제님 진리로 말하면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 하나님을 모시고 조화를 정하니 영세만년토록 만사지하는 은총을 잊을 수가 없다 하는 만사지문화다.
앞으로는 만사지문화가 열린다.
봄여름은 사람, 육신이 주체가 되고, 가을겨울은 신명이 주체가 되는 세상, 신명세상이 된다. 그래서 사람은 신명을 만나야 되고, 신명은 사람을 만나야 된다. 가을철 문화라는 것은 그렇게 되어져 있다.
앞으로 다가오는 세상은 가가도장이요, 인인(人人)이 성신(聖神)이라, 사람마다 다 성신이 된다. 일반 국민도 국민 노릇할 만한 도통을 해버린다. 도통을 하려고도 않는데 도통이 된다.
알아듣기 쉽게 가을철이 되면 각색 초목이 다 씨를 맺는다. 허면 자기가 무슨 재주로 씨를 맺는가? 천지에서 열매를 맺어준다. 참 우습게 생긴, 털 나고 가시 돋히고, 참 보기 싫은 그런 것도 다 씨가 생겨버린다. 바늘만 한 풀도 씨가 생긴다. 열매를 맺기 싫어도 왜 그런지 생긴다. 천 년 전에 풀씨가 맺어져서 9,999년 전에도 있었고, 또 그 다음해 9,998년 전에도 있었고, 오늘날까지도 있다. 그 씨가 떨어져서 전해 내려온 것이다. 천지이법이 그렇게 되어져 있다.
앞 세상은 바보천치라도 씨 여물듯 그것만큼 다 도통을 한다. 그래서 앞 세상은 지나간 세상하고 판이 다르다.
앞으로 형상이 있는 문화와 형상이 없는 문화, 물질문화와 정신문화가 하나로 합일을 해서 통일된 열매기 문화, 완성된 문화가 나온다.지금까지의 문화는 완성되지 않은 문화, 미완성 문화다. 앞 세상 문화라 하는 것은 완성된 문화, 유형문화와 무형문화가 하나로 합일된 결실문화다.
인존문화의 조화선경세상
그런 앞 세상 문화를 인존문화(人尊文化)라고 한다.
인존문화는 어떻게 되느냐 하면, 지금은 비도 하늘에서 내려줘야만 비 구경을 한다. 하늘에서 비를 주지 않으면 너무 가물어서 파농(破農)을 하고 ‘하나님 비를 주십시오.’ 하고 옥황상제님에게 기우제를 지낸다.
헌데 앞 세상은 정부에 천문부라는 게 생겨서 5.5미리가 필요하면 꼭 5.5미리, 어느 지역은 15미리, 20미리, 50미리, 영점 몇 미리까지도 제한을 해서 천문부 관원이 비를 내려준다.
하늘의 정사(政事)를 사람이 한다! 땅의 정사도 사람이 한다! 그런 인문지상시대다. 그래서 상제님이 “천존과 지존보다 인존이 높다.”고 하신 것이다. 봄철에는 천인(天人)천지(天地)천천(天天), 여름철에는 지인(地人)지지(地地)지천(地天), 가을철에는 인인(人人)인지(人地)인천(人天), 사람이 하늘 노릇도 하고, 사람이 땅 노릇도 하고, 사람이 사람 노릇도 한다.
그 세상에는 유형문화와 무형문화가 극치로 발전을 한다. 묶어서 틀부터 말하면, 그 세상은 살기가 너무 좋은 현실선경(現實仙境)이 된다. 말로만 선경이 아니라 사람 사는 환경이 지상선경(地上仙境)이다. 이 지구상을 전부 아름다운 꽃나무로 조경을 하고, 물고기도 다 좋은 맑은 물로 양어를 한다. 세균 하나도 없는 좋은 물고기를 사람이 먹을 수 있을 만큼만 길러서 먹고, 곡식도 사람이 먹을 만큼만, 옷도 사람이 입을 만큼만 가장 좋은 걸로 생산을 한다.
땅도 석 자 세 치로 태우고 씨종자도 개량을 해서, 해마다 모를 심는 게 아니라 한 번 심으면 그 끌에서 또 나고 또 나고 해서 해마다 그 끌에서 추수를 한다.
그러고 사람은 태모님 말씀과도 같이 상수(上壽)는 천 이백 살을 살고 중수도 9백 살을 살고, 하수도 7백 살을 산다. 앞으로는 말로써 다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지상선경, 현실선경, 조화선경세계가 된다.
왜 조화선경이라고 하느냐?
사람이 다 도통을 해서 호풍환우(呼風喚雨)하고, 구름도 부르고, 바람도 부르고, 축천축지(縮天縮地)하고, 하늘도 쭈그리고 땅도 쭈그린다. 우주재호수(宇宙在乎手), 이 우주가 손 안에 있다.
지금 시간 관계로 다 말할 수 없지만, 참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좋은 세상이 된다. 그 세상에는 너무너무 살기가 좋아서 아쉬운 것이 없다. 그래서 ‘산무도적(山無盜賊)하고’, 산에는 도둑놈이 없고 도둑놈은 필요한 것이 있어야 도둑질도 하는 것이다. ‘야불습유(野不拾遺)하고’, 들에는 아무리 보석덩이가 떨어져 있어도 주워가지도 않는다. 또 주워가면 사람들이 다 안다. 다 도통을 했기 때문에 누가 주워간 것까지도 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마음을 나쁘게 먹으려고도 안 한다. 나쁜 생각만 해도 ‘저놈, 나쁜 생각하고 있다.’고 다 안다. 그저 평화롭게 좋은 생각만 하고, 즐겁게만 산다. 또 그 세상은 그리울 게 없다. 오래 살고, 물질이 풍부하고. 생활문화가 다 갖추어져서 무엇이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런 세상에 무엇이 부족해서 나쁘게 살겠는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군사부 문화
다음 세상 문화라 하는 것은 천지의 법칙으로 군사부 문화다. 인류문화의 열매가 군사부 문화다. 증산도에서 군사부 문화를 만드는 게 아니다. 사람이 무슨 민주주의, 내각책임제 만들듯 그렇게 만드는 게 아니다.
천지에서 다 죽이는 때에 상제님 진리로써 살았으니 자동적으로 상제님이 부모다. 허면 어머니 아버지를 바꾸는 수가 있나?
여기 앉았는 사람들은 5천 년, 6천 년 전에 처음 조상할아버지의 유전인자를 다 갖고 있다. 유전인자는 못 바꾸지 않는가? 유전인자가 바꿔지면 그건 멸종된 것이다. 그 조상을 못 바꾼단 말이다.
씨는 자기 아버지의 것이다.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 할아버지, 고조 할아버지, 쭉 올라가면서 몇 천 년 전 처음 조상 할아버지 것이 자자손손(子子孫孫) 계계승승(繼繼承承) 유전된 것이다. 채송화 씨 하면, 그게 천 년 전 채송화 씨다.
또 사람은 다 어머니 뱃속에서 나왔는데 그 어머니를 어떻게 바꾸는가.
하듯이 하나님 진리 속에서 죽는 세상에 살았는데 어떻게 바꿀 수가 있겠는가.
상제님 말씀이 “십리에 한 사람 볼 듯 말 듯 하게 다 죽이는 때라도 씨종자는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하셨다. 누가 죽이나? 천지에서 죽인다.
그리고 “천하창생의 생사가 다만 너희들 손에 달려 있느니라.”고 하셨다. 천하창생! 천하창생이라면 65억 인류를 지칭하신 말씀이다. 65억 인류의 생사가 다 너희들 손에 매여 있다. 너희들이 잘 할 것 같으면 많이 살릴 수도 있고, 잘못 하면 다 죽이는 수밖에 더 있느냐 하시는 말씀이다. 상제님이 그런 절규를 하셨다.
천지에서 죽이는 주장만 하는 그 시점에 상제님 진리로써 산다. 산 사람은 누구도 상제님의 진리권에 수용당해서 상제님 진리로써 살았다는 말이다. 그러니 상제님을 어떻게, 무슨 재주로 부정을 하나? 또 부정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천지가 종국적으로 열매를 맺어놓는 것이 군사부 제도다. 그게 천지의 목적이다.천지에서 농사를 지어서 군사부라는 알캥이 문화를 만들어서 후천 오만 년을 가는 것이다. 만일 그걸 부정하면 천지에 도전하는 것밖에 안 된다.
천지에 도전하는 게 무엇과 같으냐? 그건 ‘나는 산소가 싫다.’ 하고 코를 막고 입 다물고 있는 거와 같다. 이 자리에 앉은 사람 가운데 혹 도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코를 막고 입도 막고 5분만 있어 봐라. 그러면 질식해서 죽는다. 만유의 생명이라는 것은 산소를 호흡하지 않으면 사멸당하는 수밖에 없다.
다음 세상은 상제님 진리의 세상이다. 상제님 진리는 자연섭리요, 자연섭리가 상제님 진리다.자연섭리인 군사부 틀을 부정한다? 그래서 천지에 도전을 한다? 그것은 자살행위다. 천지이법이 도태를 시켜버린다.
그 군사부 세상이 얼마나 편한가? 전쟁도 없다. 그런 좋은 세상이 어디 있나? 또 그 환경이 지상선경, 현실선경, 조화선경이다. 전부가 다 도통을 해서 좋은 세상에서 살게 되는 것이다.
역천불변하는 절대적인 원리
이번에는 유형문화와 무형문화,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합일이 된, 상품으로 말하면, 완성품 문화가 나온다. 또 결실은 가을철에 한 번 하면 그것으로 다다. 두고두고 이 달에도 하고 새 달에도 하고, 그렇지가 않다. 결실할 때 며칠 동안에 다 여물고서 만다. 이번에 천지에서 사람농사를 지어서 인존문화가 한번 나오면 앞으로 그 이상 더 나올 게 없다. 그동안의 기존문화는 전부 다 분과가 되어서, 공자는 인의예지 오륜삼강을 주장하고, 불가는 수행을 주장하고, 각기 다 다르다. 그건 일방적인 문화다.
앞 세상은 그게 아니다. 알캥이 문화다. 상제님 진리는 그 틀이 그렇게 되어져 있다. 상제님 문화는 천지의 문화다.
참하나님, 우주의 주재자가 우리나라에 오셨다. 우리나라가 지구의 혈이 되어서 이 땅에서 꽃도 피었다. 상제님은 열매를 맺으려고 이 땅에 오셨을 뿐이다.대우주 천체권이 형성될 때부터 꼭 우리나라에서 참하나님이 오셔서 인존문화도 건설하고, 사람 씨종자도 추수한다 하는 것이 정해져 있다.
내가 지금 이 시간에 말한 것은 역천불변(逆天不變)하는, 하늘이 변한다 하더라도 다시 바꿀 수 없는 아주 절대적인 원리다. 나는 진리의 사도로서 다만 진리를 말했을 뿐이다. 천지이법이 이렇게 둥글어가는 것이다. 다음 우주년도 그렇고, 지나간 우주년도 그랬을 게고. 지구년도 작년도 그랬고, 금년도 그렇고, 앞으로 5년 후도 그렇고, 10년 전에도 금년처럼 둥글어갔다. 천지가 둥글어가는 법칙, 천지이법, 우주변화법칙이 그렇게 법칙적으로 정해져 있다. 조금도, 머리털만큼도 틀리질 않는다.
천지 이법을 알아야 산다
증산도는 봄여름 세상에서 가을겨울 세상을 건너가는 다리인 상제님 진리, 우주의 이법, 자연섭리를 전해주는, 길잡이를 하는 데다. 여기는 천지의 진리를 믿는 데다, 천지의 진리를!
하니까 잘 믿어서 내가 사는 성스러운 이념으로 남도 살려주고, 나 살고 남 산 그 뒷세상에는 잘도 된다 하는 그 이념으로 사람을 많이 살려야 된다.사람을 살려서 천지에 공을 많이 쌓아야 천지에 공 쌓은 대가로 내가 잘 될 수가 있다.딴 것 아무 것도 없다. 복 받아서 잘 살라는 것밖에 더도 덜도 없다.
헌데 지금 이 세상은 너무너무 혼탁해서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른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잘 알고, 박사라고 해서 더 잘 알고, 법관이라고 해서 더 잘 알고 그런 게 아니다.
천지의 진리! 천지가 둥글어가는 이법! 이 세상을 사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법을 알아야만 살 수가 있다. ‘지천하지세자(知天下之勢者)는 유천하지생기(有天下之生氣)하고, 암천하지세자(暗天下之勢者)는 유천하지사기(有天下之死氣)라’, 천하의 대세를 아는 자는 천하의 살 기운이 있고, 천하의 대세에 어두운 자는 죽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 천지의 순환 법칙에 따라, 인류는 자연스럽게 선천 세상에서 후천 세상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봄여름의 선천 세상이 지나고 이제 모든 것을 성숙, 조화, 통일시키는 가을철 후천 세상이 다가옵니다. 그것은 우주와 대자연의 섭리이고 필연입니다. 그런데 우주년의 가을로 들어가면서 천지의 틀과 질서가 뒤집어지는 총체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 같은 천지의 일대 변화는 인간에게는 혹독한 시험이요 시련으로 닥칩니다. 이건 대자연의 섭리이므로 인간이 피할 도리가 없어요. 천지질서의 변화와 그것으로 인한 시련을 뛰어넘어야, 인간은 비로소 후천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가을의 성숙을 앞두고 다가오는 천지 틀과 질서의 총체적인 변화, 그것이 바로 개벽(開闢)입니다.”
‘개벽(開闢)’이라는 말은 증산도 바깥에서도 쓰이고 있습니다. ‘확 바뀐다, 뒤집어진다’그런 의미로 흔히들 쓰는 것 같습니다. 증산도에서 말하는 개벽이란 어떤 것입니까. “아닌게아니라 주역(周易)이나 동양철학을 공부한다는 사람들, 동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개벽’운운 하면서 나름대로 이야기들을 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말하는 개벽은 우리 증산도에서 전하는 개벽의 본래 뜻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개벽에는 대부분 선천론-후천론이란 개념이 빠져 있어요. 선천개벽과 후천 개벽을 알아야 진정한 개벽론을 이해하는 게 가능하거든요. 가령 후천개벽이다, 가을개벽이다하면 우주의 가을철이 오는 변화를 말한다, 이렇게 똑 부러지게 알아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런말을 아무도 못 했어요.
천지의 질서가 바로 잡히는 후천 개벽의 이치를 밝힌 책이 정역입니다. 그런데 어떤 학자들은 개벽을 공부하기는 하는데 주역은 알아도 아예 정역이 뭔지도 몰라요. 안다고 해도 정역을 인정 안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런 사람들에게‘앞으로 개벽이 일어나서 정역의 시대가 된다’고 하면, 그들은‘에이 그게 무슨 소리냐’그렇게 일축을 한단 말입니다.
또 문명 비평가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거대한 자연개벽이나 천지 질서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적어요. 무슨 새로운 문명이니, 새로운 인류문화의 패러다임이 이렇다 저렇다 하면서 문화구조의 변화를 말할 뿐이지 우주변화의 틀과 질서가 바뀐다, 천지 시간대의 틀이 바뀐다는 큰 생각을 못해요. 그래서 우리 증산도에서 그런 쪽으로 개벽을 설명하면 마치 건강하지 못한 종교적 종말론을 퍼뜨리는 것처럼 편견을 갖고 비난하기까지 합니다. 그런 모든 것이 아직 진정한 개벽에 대해 공부가 안 돼 있어서 그렇습니다.
원래 동양문화에서 개벽설이 나오는 게 하늘 땅의 창세(創世)와 관련된 것입니다. 우주의 시원(始原), 천지의 탄생이 어떻게 시작됐느냐, 그것을 이야기하면서 개벽설이 나온 거예요. 말 그대로 개천벽지(開天闢地), 열 개, 하늘 천, 열 벽, 땅지, 하늘을 열고 땅을 연다, 하늘과 땅이 처음 탄생한다는 뜻입니다.
그럼 증산도에서 말하는 개벽이란 뭐냐? 우선 우주의 절기(節氣)상의 변화, 그러니까 천지의 계절이 바뀔 때 세상에 일어나는 변화를 말합니다. 이 경우에는 선천개벽과 후천개벽을 구별해서 이야기해야 합니다.”
“先天개벽은 생명을 낳고 後天개벽은 거둬갑니다”
먼저, 선천개벽이란 무엇입니까. “선천개벽은 우주년의 봄에 일어나는 개벽입니다. 천지가 요동치면서 만물을 낳고 생명을 낳고 인간을 내어놓는 그런 개벽이에요. 우주 순환의 한 주기가 시작되는 계기(momentum)인 것입니다. 그렇게 천지가 낳은 인간들은 자신을 낳아준 하늘의 뜻에 따라 여기저기 지상에 흩어져서 하늘의 뜻을 이루어 나갑니다. 하늘의 뜻이란 ‘성장과 발전’을 말합니다. 인간이 세상에 나와 성장과 발전을 이루고 문화와 문명을 형성해 나가는 거예요.
그래서 이 시기의 특징은 하늘 중심입니다. 곧 인간이 하늘 혹은 신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계시를 받아서 성장하고 발전하고 문화를 형성해가는 것입니다. 우리 증산도에서는 그런 처음의 문화를 신교(神敎)문화다, 그렇게 말합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이 시기를 가리켜 천존(天尊)시대라고 합니다.
그런데 처음에 한 하늘에서 나온 만물과 생명이 왜 땅에서 성장하고 발전하면서 지역마다 상이한 문화와 문명을 형성하느냐? 그것은 선천에는 하늘의 뜻은 같아도 각기 처한 땅의 기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땅은 하늘이 내려주는 생명과 기운을 받아서, 인간이 저마다 독자적인 지역문화를 이뤄나가게 합니다. 땅에 따라 인종이 달라지고 언어가 달라지고 문화가 달라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지역 토양에 따라 문화의 맛과 색깔까지 다 달라집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저 옛날 서양의 그리스 문화, 이라크 문화, 수메르 문화, 중남미의 잉카 문화 같은 것들이 그런 사례입니다. 선천개벽은 그처럼 하늘과 땅이 우주의 봄에 생명을 낳고 우주 1년의 순환을 시작하게 되는 계기입니다.”
후천개벽이란 어떤 것입니까. “그러면 후천개벽이란 무엇이냐. 말 그대로 선천에서 후천으로 넘어갈 때 일어나는 개벽입니다. 우주년의 절기로 보면 여름에서 가을철로 바뀔 때의 개벽이에요. 천지의 질서가 여름에서 가을로 전환될 때, 그것은 단순히 인간이 몸담고 있는 지구의 자연환경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속한 태양계, 나아가 우주 전체가 요동을 치면서 다 함께 변화를 겪습니다. 그래서 그때까지 천지를 지배하던 선천의 질서, 선천의 자연, 선천의 시간대가 후천의 질서, 후천의 자연, 후천의 시간대로 격변하게 됩니다.
후천개벽의 특징은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첫째 후천개벽은 그 변화가 격심한 대개벽입니다. 둘째 선천개벽은 생명을 낳는 것이었지만 후천개벽은 숱한 생명을 일시에 거두고 사람의 씨종자를 추려내는 인(人)개벽입니다. 셋째 후 천개벽은 선천의 상극에서 후천의 상생(相生)으로, 천지와 세상을 움직이던 기본 질서를 송두리째 바꾸는 개벽입니다.
그러면 먼저 후천개벽, 가을개벽은 왜 변화의 정도가 극심한 대개벽이냐? 그것은 음양이 교체되기 때문입니다. 봄과 여름에 걸쳐 성장을 주도하던 양기(陽氣)가 이제 가을에 접어들면서 성장을 멈추고 뿌리로 돌아가려는 음기(陰氣)로 일변합니다. 우주의 음기와 양기가 뒤바뀌면서 천지 일월의 변화가 격렬하게 일어납니다. 그래서 천지에 생명을 낳는 선천 봄개벽과는 비교할 수 없이 천지, 자연, 인간이 다 함께 격렬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죠.
가령 다른 것은 다 놔두고 정축(正軸)으로의 변화, 그 하나만 봐도 가을개벽이 얼마나 격렬할 것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23.5도 기울어져 있던 지구의 자전축이 바로 섭니다. 그것만 해도 엄청난 겁니다. 지축이 0.1도만 흔들려도 세상에는 쓰나미가 나고 지진이 나고 난리가 벌어지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단번에 23.5도나 흔들려서 바로 선다고 가정해 보세요. 어떤 난리가 벌어질 것인지 지금 우리 상식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어요.
상제님께서‘그 때가 되면 어떤 나라는 물로 들어가기도 하고 어떤 나라는 솟구친다. 동양 삼국(한국 중국 일본)은 하나의 땅덩어리가 된다. 어떤 나라는 아예 한 사람도 못 살고 사라져 버린다’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다음으로 우리 증산도에서는 후천개벽을‘인종 씨를 추리는 개벽’이라고 말합니다. 가을개벽이 닥치면 꼭 남아야 할 인종 씨만 남고 숱한 창생들이 소멸된다, 낙엽이 되어 사라진다는 말이에요. 그게 가을개벽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그걸 우리 종도사님께서 정리해 주신 것이 바로‘춘생추살(春生秋殺)의 원리’입니다. 한마디로 우주의 봄에는 인간을 낳고 기르지만 천지의 가을이 되면 그 생장 과정을 일거에 끝내버립니다. 어느 가을 아침의 한바탕 된서리가 초목을 단번에 말려버리듯, 가을 기운이 들어오면 일시에 생명을 거둬가는 거예요. 그것이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 ‘추살(秋殺)’입니다. 천지가 추려내는 인간 씨종자만 남기고 모두 추살을 당합니다. 그래서 후천 가을개벽을 곧 인(人)개벽이라 하는 것입니다.
결국 봄개벽, 선천개벽이 생명과 문화를 낳고 기르는 것인데 반해, 가을개벽은 그렇게 길러진 생명과 문화를 추리고 거둬들이는 우주의 일대 변화 과정이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인류에게 다가오고 있는 절기상의 개벽, 그것이 바로 이런 의미의 가을개벽입니다.”
“相克에서 相生으로, 천지 질서가 바뀝니다”
선천과 후천의 세상 질서를 바꾸는 개벽이란 어떤 것입니까. “한마디로‘선천 세상을 지배하던 천지의 질서를 다 뜯어고쳐서 후천 세상에 맞는 새 질서를 짠다’그런 의미입니다. 사실 그것이 진정한 개벽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선천을 움직여온 자연 질서는 상극입니다. 상극은 만물이 태어나는 창조의 질서요, 발전해 나가는 성장의 질서입니다. 문제는 그것이 성장을 가져오는 이면에 숱한 갈등을 파생시킨다는 것입니다.
상극 질서라는 것은 당장 천지, 그러니까 하늘과 땅의 관계에서부터 부조화예요. 하늘과 땅이 화합하는 것이 아니라 억음존양(抑陰尊陽), 양에 의해 음이 눌려요. 그래서 땅이 눌린 채 하늘 중심으로 편향된 질서가 유지돼 왔어요. 세상 만물이 깃들어 사는 틀인 천지부터 그렇다 보니 그 안의 세상 만물은 그 잘못된 질서 속에서 필연적으로 원(寃)과 한(恨)을 맺고 살 수밖에 없었어요. 하늘과 땅의 질서가 일그러진 상극이므로 그 안에 깃들어 있는 모든 것도 다 일그러지는 것입니다.
선천의 모든 대결과 갈등, 전쟁, 분규 등 인간의 삶 속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이 바로 그 상극 질서에서 필연적으로 생겨나는 겁니다. 인간의 고난과 고통, 비극, 재앙 같은 것들이 그저 인간 자신의 행위나 도덕성에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대자연의 질서가 상극이라, 거기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란 말이에요.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업보, 인간이 스스로 짓는 업, 그로 인한 인과론 등도 전부 뿌리가 상극 질서에 있는 것입니다.
생명의 본성은 본래 밝고 건강하고 조화된 것인데,상극 질서 때문에 천지가 병들고, 그 안의 모든 생명과 만물도 병들고, 원과 한을 품게 되고… 거꾸로 그런 원과 한이 쌓이면서 그 원한의 작용으로 천지가 다시 병이 깊어지고… 그런 악순환의 과정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선천의 질서로 자리잡은 거예요. 오늘날 세계 각 분야의 지도자나 깨우친 사람들이 저마다 인류의 문제점을 말하고, 어떻게 하면 문제가 없는 평화의 세상으로 갈 수 있는가, 그런 것을 이야기합니다. 말은 많지만 해결책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상제님께서 선언을 하신겁니다. ‘내가 이제 병든 천지를 개벽하여 상극을 넘어 상생(相生)의 도로써 후천 선경을 건설한다’고 말입니다. 만물을 낳아 기르는 생명의 바탕인 하늘과 땅이 병들었는데 그것을 먼저 뜯어고치지 않으면 새 세상으로 갈 수 없다는 선언이에요. 즉‘인간이 이 우주 질서 속에서 태어나고 살아왔는데 그것이 상극 질서이기 때문에 불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불행의 근원인 병든 천지를 바로잡아야 한다. 하늘도 뜯어고치고 땅도 뜯어고쳐서 인간을 위한 새 판도를 짜놓는다’이런 말씀입니다. 천지의 질서를 선천의 상극에서 후천, 가을의 새 질서로 바꿔놓는다, 그것이 개벽이란 말이에요. 그러니 이런 측면에서 보면 개벽이라는 것이 단순히 대우주의 계절 변화로 인한 것이다, 그렇게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내가 우리 증산도 일꾼들에게 도전(道典) 2편 17장을 다 외우라고 합니다. ‘선천은 상극의 운이라. 선천의 이치가 인간과 만물을 맡아 하늘과 땅에 전란이 그칠새 없었나니… 상극의 원한이 폭발하면 우주가 무너져 내리느니라’. 여기에 증산도 우주관의 핵심이 다 담겨 있어요. 선천 상극의 원한이 우주를 채워서 우주가 폭발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말씀이에요. 그래서 새 세상을 열려면 이제 그 기운부터 걷어내야 한다, 그 원한을 걷어내고 천지를 정화해 가을 신천지를 연다, 바로 그것이 상제님이 말씀하시는 가을개벽의 참뜻입니다. 실제로 선천 세상에 살았던 무수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자기 뜻을 펴지 못하고 원한을 맺고 죽었습니다. 그들이 아주 죽은 것이 아닙니다. 육신만 죽었지 영적 존재로 다 살아 있습니다. 그렇게 원한에 찬 영적 존재들이 천지를 채우고 있으니 천지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바로 상제님의 개벽이라는 것은, 현재 살아 있는 인간 뿐 아니라 영적인 존재들, 인간으로 살다간 조상들, 선령신(先靈神)들의 묵은 원한까지도 다 함께 풀어서 병든 천지를 고치고, 진정한 상생의 질서를 세우는 것입니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것이죠.” “가을개벽은 새 세상을 위한 창조적인 시련” 개벽이라는 것이 종말론과는 어떻게 다른 것입니까. “사람들은 개벽 때 다 죽는다는 사실에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엄밀하게 말하면 그것은 핵심이 아닙니다. 개벽을 말할 때 기존의 세상과 질서와 문화를‘파괴’하고 사람의 생명을 거두어가는 점에만 너무 눈길을 두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개벽은 새로운 세상을 여는 변혁의 필수적인 과정이요 모티브(motive)다, 그렇게 봐야합니다. 지상낙원, 후천 세상을 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란 말이에요. 고장 난 차를 죄다 뜯어고치고, 소위 튜닝이라는 것을 해서 온전한 새것으로 만드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거듭 말하지만 가을개벽이란 선천의 상극 질서를 후천의 상생 질서로 바꾸는 과정입니다. 또 인간 씨종자를 추리는 인(人)개벽입니다. 사람이 다 죽는다는 것,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후천 세상의 인간 씨종자를 추린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또 문명사의 시각에서 보면 후천개벽은 분열됐던 것을 통일하는 과정입니다. 선천 세상에는 인류의 문화가 지역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형성돼 나갑니다. 그처럼 다양하고 상이한 문화와 문명이 가을개벽을 거치면서 대통일을 이루게 됩니다. 다양한 문화들이 조화롭게 수렴되면서 커다란 지구촌 문화, 우주 일가문화로 바뀌게 되는 거예요. 그동안 인류가 안고 있던 문화적인 장벽들, 그것이 종교가 됐든 정치체계가 됐든 언어가 됐든 어떤 요인에 의한 것이든 인간들을 서로 가로막고 있던 장벽이 후천개벽에 의해 총체적으로무너지면서 세상이 하나가 되는 대통일 세계, 성숙의 세계가 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개벽은, 천지의 질서와 대자연, 인간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것들이 한꺼번에 새것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선천에 쌓인 많은 문제들, 묵은 기운을 말끔히 씻어내고 후천 세상을 맞이하기 위해 개벽이라는 필연적인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가을개벽을 통해 인간 세상에 쌓여온 모든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고, 구질서가 해체되고, 그런 뒤에야 비로소 후천 조화선경으로 들어서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그런 총체적인 변화의 과정에서, 개벽을 뛰어넘지 못하는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소멸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본질적인 내용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그저 개벽이다 하면 지구가 뒤집어지고 사람들이 다 죽는다, 그 대목에만 집착을 해서 무슨 기성 종교의 종말론이나 최후의 심판쯤으로 오해하는 일이 있습니다. 증산도의 진리는 종말론을 내세워 인간을 협박하는 따위의 차원이 아닙니다. 하늘과 땅의 묵은 질서를 뜯어고쳐서 인류가 꿈꾸어 온 이상적인 평화 세상을 조성하는 계기가 곧 개벽이다, 그런 창조적인 개념으로 개벽을 보아야 합니다.” 개벽이 어떻게 일거에 숱한 생명을 거둬가는 것인지, 아무래도 궁금합니다. “사실 개벽이 어떻게 닥치고, 무엇이 어떻게 변하는가 하는 구체적인 내용은 방대합니다. 일단 여기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가을개벽의 모습 몇 가지만을 말하겠습니다. 가을개벽은 3단계에 걸쳐 세상에 닥칩니다. 먼저 전쟁입니다. 인간들끼리 무섭게 치고받는 유례없는 큰 전쟁이 일어납니다. 핵무기가 들먹거려지고 그러면서 자칫 인류의 멸망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는 대결전이 벌어집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아직 본격적인 개벽은 아닙니다. 치열하던 전쟁이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전쟁 자체의 힘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개벽의 2단계가 곧 닥치기 때문입니다. 질병이 인류를 엄습해서 ‘하는 수 없이’전쟁이 끝나버리게 됩니다. 그 질병은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무서운 괴질(怪疾)입니다. 그 어떤 인간의 약으로도 대처할 수 없는 괴질이 세상에 퍼져 나가면서 생명을 말려버립니다. 하지만 그것도 개벽의 끝이 아닙니다. 지구가 흔들리는 최후의 대개벽이 터집니다. 지축(地軸)의 대이동이에요. 선천 세상을 지내오는 동안 동북쪽으로 23.5도 기울었던 지축이 바로 섭니다. 그러면서 이른바 천지의 질서는‘정축(正軸)의 시대’로 돌입합니다. 당연히 지구의 공전 궤도도 타원에서 정원(正圓)으로 바뀝니다. 지축이 0.1도만 흔들려도 지진이 나고 쓰나미가 닥치는 터에 지축 23.5도가 한꺼번에 움직이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산은 엎어져 바다가 되고 바다에서는 땅덩어리가 솟아오르게 됩니다. 불과 물이 뒤섞이면서 천지가 요동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증산도에서는 가을개벽을‘세벌개벽’이다, 그렇게 말합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크고 강력한 재앙이 잇따라 닥치는데 지구상에 살아남을 생명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시련이 얼마나 극심한가 하면, 상제님 말씀으로 ‘한 문중에 사람 하나 살아나면 그 집안은 운수터졌다’라고 하십니다. 상제님이 태어나신 고향이 전라도 고부읍 객망리인데 사람들이‘고향 사람들은 얼마나 살아 남겠습니까’하고 여쭈니까 ‘하나도 못 산다’그러셨어요. 상제님의 고향에서도 살아남을 사람이 없을 정도이니 그 개벽이란 것이 얼마나 혹독한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천지간 70억 인류 중에서도 살아남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그런 개벽이 닥쳐오는 것입니다.” “개벽이 일어나는 시기는 세상의 이상징후가 자연스럽게 알려줍니다” 증산도를 잘 모르는 사람으로서 직설적으로 여쭐 수밖에 없는데, 무엇보다 개벽이 언제 닥쳐오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개벽이 언제 오느냐, 사람들로서는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알고 싶은 문제일 것입니다. 실제로 밖에서 개벽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대놓고 개벽이 언제 오느냐, 묻습니다. 그것이 인지상정이겠지요. 우선 개벽이 언제 오느냐, 그것을 말하기에 앞서 우주의 가을철이 언제 시작된 거냐, 그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증산도에서는 상제님이 탄강하신 해, 그러니까 상제님께서 신미년(1871년)에 세상에 오셨는데, 바로 그 시기부터 인간 역사에 우주의 가을 기운이 들어왔다, 그렇게 봅니다. 천지인(天地人) 삼계 우주를 다스리는 상제님이 인간의 몸을 가지고, 인간 역사에 들어오신 그 시점부터 천지의 가을철이 시작된 거예요. 상제님께서는 인간 세상에 오셔서 새 역사의 틀을 다 짜놓으시고 이내 천상으로 돌아가셨거든요. 그때가 서력(西曆)으로 1909년 음력 6월 24일이에요. 그 이후부터가 이제 우리 인간이 세계사 속에서 실제로 가을개벽을 준비하는 역사과정이라는 말이지요, 그렇게 봅니다. 그러니까‘상제님께서 어천(御天, 하늘로 돌아가심)하시고 나서 100년 뒤 다가올 가을개벽을 우리가 준비해야한다, 그 무렵이면 이제 전 인류가 가을개벽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라는 겁니다. ‘풍류주세백년진(風流酒洗百年塵)’이라는 상제님의 말씀이 있거든요. 상제님의 어천으로부터 100년이 바로 지금(2008년) 시점쯤 되는 거죠. 그러나 상제님의 말씀이‘천지의 일은 때가 이르지 않으면 알기 어렵지만 장차 두고 보아라, 천하대세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세상이 저절로 다 알려줄 것이다’라고 하셨어요. 우리가 도담(道談)을 나누는 지금 시점의 세상을 한번 둘러보세요. 거기에 답이 있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실제로 지금 자연의 변화, 기상의 변화 같은 것들을 보십시오. 해마다 세계 각지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 AI가 번지고 있지요? 게다가 극지방에서는 줄곧 빙하가 녹아내립니다. 서울보다 큰 빙하, 한반도만한 빙하가 녹아서 떠다녀요. 제주도 앞바다에서만 잡히던 물고기가 언제부터인지 동해안 허리에서 잡히고, 봄부터 여름 날씨처럼 덥기도 합니다. 한대지방인 알래스카가 지금 온대지역으로 바뀌었어요. 이런 변화를 어떻게 볼 거냔 말입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다, 그런 단순논리로 말하지만 우리 증산도에서는 그것을 천지의 계절, 대자연의 질서가 바뀌는 징후들로 봅니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지금 인류에게 가을개벽이 임박했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한번 직설적으로 여쭙겠습니다. 개벽 때 살아남을 사람은 누구이고 죽을 사람은 누구입니까. “상제님의 말씀이‘묵은 기운이 하나라도 있으면 몸까지 따라 망한다. 선천 상극 질서에서 갖고 있던 기운, 그런 묵은 기운을 완전히 뽑아버려야한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어떤 사람이 개벽을 넘고 살아남아서 후천 세상으로 들어가는가에 대해서는 뒤에, 원시반본(原始返本)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부터 자세히 이야기를 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人尊시대, 사람의 힘으로 개벽을 넘어야 합니다” 어차피 우주의 계절이 바뀌고, 그에 따라 가을개벽이 일어나고 하는 것이 대섭리라면, 사람이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사람은 그저 가만히 앉아서 우주의 섭리에 몸을 맡기고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가을개벽이 오더라도 인간의 힘으로 그것을 뛰어넘고 후천 세상에 들어갈 수 있다, 누구든지 그렇게 할 수 있다.’라고 제안하는 것에 증산도 진리의 요체가 있습니다. 상제님은‘모사재천(謀事在天)’‘성사재인(成事在人)’이라고 하셨어요. 곧 상제님이 천지의 질서를 뜯어고쳐 후천 새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판을 짜 놓으셨지만 그것을 현실역사에서 이루는 것은 당신의 일꾼들, 인간의 손에 달려 있다는 말씀이에요. 인간이 온전히 자기 힘으로 개벽을 넘고 후천선경을 건설하고 그곳에 들어갈 수 있다, 이 얼마나 멋진 선언이요 약속입니까. 옛날 선천 세상의 종교나 신앙에서 그랬던 것처럼, 어떤 신의 힘에 의지해서, 어떤 자연의 영적인 힘을 빌려서 인간이 구원을 받거나 후천 세상에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우주가 선천의 봄여름에 인간을 낳고 인간 농사를 지어나가는데 그 끝이 뭐냐, 바로 가을의 열매 맺음, 성숙입니다. 인간으로 하여금 성숙하게하여 통일된 세상, 가을철의 이상세계를 건설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을 가리켜 천지(농사)의 열매다, 그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하늘과 땅이 자신이 낳은 인간을 통해 가을철의 이상세계를 건설하는 것, 그것이 바로 가을 문화입니다. 그러니 우주의 가을철에는 인간이 가장 존귀한 존재이고 가을문화를 완성하는 주인공입니다. 다름 아닌 인간이 가을의 통일문화를 완성합니다. 그래서 상제님께서 세상에 오셔서‘천존(天尊)과 지존(地尊)보다 인존(人尊)이 크니 이제는 인존시대니라’선언을 하신 것입니다. 사실 봄과 여름, 그러니까 선천 세상에서 인류가 성장하고 문화를 개척해 오는 동안 인간은 스스로 존귀한 존재가 되지 못했습니다. 구원의 중심, 신앙의 중심을 하늘이나 땅에 두었습니다. 오직 신만이 인간을 구원해 줄 수 있다, 죽어서 천국을 간다거나 서방 정토세계를 간다거나 하는것이 모두 신의 은총이나 믿음의 힘을 입어야 가능하다,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것은 하늘만 바라보는 신앙이었습니다. 선천 세상의 수많은 성자와 철인들도 그런 틀에서, 하늘과 땅에 의지해 인간의 영적인 문제나 구원의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선천 세상은 하늘과 땅이 인간보다 더 위에 있는 천존시대, 지존시대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천지의 질서가 선천에서 후천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여름철의 분열기에서 가을의 대통일기로 갑니다. 이 시기에는 인간에게 주어진 모든 문제를 인간 스스로 풀어내야 합니다. 인간 스스로의 노력으로 극복하고 끌러내야 합니다. 더 이상 하늘이나 땅의 어떤 신이나 영험한 존재가 인간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하늘의 부처나 여타 신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그러면 구원해 주마, 그렇게 해서 해결되는게 아니란 말이에요. 인존시대, 인간 스스로 주체가 되어서 모든 문제를 끌러내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인간은 자기 힘으로 개벽을 넘고, 자기 손으로 이상세계를 세우고, 자기가 건설한 그 이상세계에서 세세토록 복락을 누리는 주인공인 것입니다. 인간이 존귀하다, 인간이 후천세상 가을문화를 완성하는 주인공이다, 그런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상제님께서도 가을철을 맞아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셨던 것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상제님이 인간으로 오셨다는 것은 곧 인존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제님께서 저 하늘 보좌에서‘지금부터 인존시대다,’그렇게 선언만 하셨으면 설득력이 약했을 것입니다. 또 과거에 줄곧 그랬던 것처럼 어떤 성인이 나서서 사람들한테‘과거의 하늘 중심, 신중심의 문화는 이제 인간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그렇게 외쳐봐야 현실 세상에서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우주의 통치자인 상제님께서 직접 인간의 몸으로 세상에 오신 겁니다. ‘보아라. 나도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왔다. 지금부터 진정한 인존시대, 가을문화, 신천지다’이렇게 온 몸으로 웅변하시고, 선언을 하신 거예요. 그것이 상제님 이 세상에 오신 이유입니다. 이 가을철은 인간이 중심이 되고 또 인간이 존귀한 존재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신 것입니다.” 지금까지 인간이 처한 상황과 관련해 종도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정리하면 ①절기상으로는 우주의 가을철을 맞고 있고 ②개벽이 임박했으며 ③인존시대를 맞았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런시기, 이런 상황에서 인간이 해내야 할 역할은 어떤 것입니까. “인간이 역사의 주체로서 이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그것을 말하기 전에 먼저 좀더 구체적으로 인류 사회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가를 함께 살펴 봅시다. 지금 21세기에 들어선 지구촌 환경은 연일 거대한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19세기나 20세기와는 다르게 이제 전 인류의 공존이냐 공멸이냐, 그것이 좌우될 만큼 크고 심각한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당장 기후·기상 문제가 심각합니다. 전에 없던 지진, 태풍, 쓰나미가 세상을 잇따라 강타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온도는 계속 높아져서 우리나라는 아열대 기후가 되고, 앞으로 몇 년 내에 남 북극의 빙하가 다 녹아내린다는 이야기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만 틀면 세계 도처에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화석연료 같은 원인을 들이대면서 산업화의 부작용이다 온난화의 여파다 그럽니다. 하지만 정말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재앙들이 과연 그런 산업화, 온난화 같은 말로 설명이 되는 겁니까? 지금 지구 곳곳에서 터지는 이상현상과 재앙들을 따로따로 보지 말고 한번 종합적으로 관찰해 보세요. 거듭 이야기하지만‘천하대세가 어떻게 되어 가는지 세상이 저절로 다 알려줄 것이다’라는 상제님의 말씀 그대로입니다. 지금 인류가 맞이하는 변화는 고대에서 중세로 넘어가고 중세에서 근대로 가고 하는 그런 차원이 아니예요. 무슨 한 문명사에서 또 다른 문명사로 넘어가는 그런 게 아니란 말이에요. 좀 더 크게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천지의 질서가 선천에서 후천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고 있어요. 여름철의 분열기에서 가을의 성숙기, 대통일기로 들어가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우리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그런 천지질서의 변화를 인식하고 직시하는 거예요.‘ 우리가 지금 가을개벽을 앞두고 있구나’, 그런 큰 문제의식으로 지금 상황을 봐야 합니다. 과거 천존시대, 지존시대에는 죽어서 가는 천국 천당 정토세계가 중요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인존시대에는 내가 사는 이 세상, 현실, 지구촌이 중요한 것입니다. 지금 천지질서가 변하는 이 상황에서 과연 또 어떤 변화들이 닥칠 거냐,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변화에 대처하려는 마음을 먹어야 됩니다. 하늘에 기도한다고 해서, 어떤 초인이 나와서 인간 세상에 던져진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주인이 되어 모든 변화와 문제들을 극복하고 해결해야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쓰나미, 그것도 메가 쓰나미가 또 터지고 지진이 나고 화산이 폭발하는 일들이 계속 될 터인데, 사람들이 그것을 천지질서의 변화로 인식하고 그에 대비하면 얼마든지 희생을 줄일 수가 있어요. 21세기에 들어와 인류가 맞고 있는 변화들,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엄청나지만 인간 자신 말고는 그 누구도 그것을 해결해 주거나 도와주지 않아요. 인간이 스스로의 살 길을 찾고 개척해야 합니다.” “인간과 천지가 함께 기뻐하는 천지성공(天地成功)” 아무리 인간이 주체가 되어 헤쳐나간다 한들 거대한 재앙이 닥쳐오는데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인간이 처한 상황, 인간에게 닥쳐오는 문제들만 생각하면 자칫 비관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인존시대’다, 인간이 주인이 되어 모든 것을 해결하고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것은 사실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측면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왜냐하면, 상제님 말씀에‘이 때는 천지성공시대니라’는 말씀이 있어요. 이것이 무슨 얘기냐? 말 그대로 사람이 주체가 되어 일을 헤쳐서 천지와 함께 성공하는 시대다, 그래야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시대다, 그런 뜻이거든요. 흔히 사람들이 행복이 뭐냐, 만세(萬世)토록 무너지지 않는 참다운 성공이 뭐냐, 늘 이것을 찾아다닙니다. 돈이냐 명예냐 무슨 자리를 얻어야 성공이냐, 그런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 때는 천지성공(天地成功)시대다’라는 것은 진정한 성공이 무엇인가에 대해 상제님이 정의를 내려주신 겁니다. 상제님은 우주의 통치자이시기 때문에 천지의 질서 속에서, 하늘 땅 역사의 과정 속에서 성공을 정해 주십니다. 가을개벽의 목을 넘어야 하늘에서 지원 받은 사람에게, 하늘에서 도장을 콱 찍어서‘너는 성공자다’ 하고 인정을 하시는 거예요. 천지 성공의 뜻이 뭐냐? 인간이 무슨 가정과 사회와 국가 속에서 나 홀로 영광을 보는 그런 성공이 아니라 천지와 더불어 이루는 성공, 그것이야말로 진짜 성공이다 이겁니다. 그것은 다시 말해서‘천지의 뜻을 이루는 성공’입니다. 천지의 뜻을 이룬다는 것은 바로 우주 여름철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이때 상제님의 진리를 만나서 가을문화를 선언하고, 천지가 인간을 추수하는 그 일에 참여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름에서 가을로 천지질서의 변화와 함께 지구에 재앙이 닥치고 온갖 문제들이 터져 나오지만, 그런 가운데 천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증산도 진리를 열심히 전하고 많은 사람을 살리는 일에 매진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인간이 스스로 주인이 되어 해내야 할 일입니다.”